원주 클라우드

원주 이야기23 '나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21.05.31
  • 조회수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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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이야기23 '나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주 원주 클라우드는 이다원님께서 올려주신 주제로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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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구성하는 순간들]

장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일이 있습니다. 중학교 무렵 누군가 제 코를 보고 작고 오똑해 부럽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런가 싶어서 거울을 한참 들여다 보았던 그날부터, 저는 제 얼굴이 좋아졌습니다. 누군가 무례하게 외모를 지적해도 쉬이 상처받지 않게 되었고요.

이 일을 떠올리면 소설 「빨강머리 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주인공 앤이 입양된 후 처음으로 학교에 다녀와 잔뜩 들뜬 기분으로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장면 때문에요.
“프리시 앤드루스가 새라 길리스한테 제 코가 예쁘다고 말했대요.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칭찬을 받아봤어요. 아주머니는 그 칭찬이 제게 어떤 의미인지 상상도 못하실 거예요.”
빨강머리라는 콤플렉스와 정반대로, 코는 앤에게 자부심의 원천이 됩니다. 좌절하거나 열등감에 사로잡혔을 때, 앤은 자신의 잘생긴 코를 떠올리며 부정적인 기분을 떨쳐내기도 하죠.

장점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더욱 사랑하게 됩니다.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하고요.

장점은 좋거나, 잘하거나, 긍정적인 점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좋다, 잘하다, 긍정적이다 같은 것은 꽤 불명확한 표현입니다. 누군가 보기에 제 코는 별로 예쁘지 않고, 어쩌면 너무 낮거나 볼품없을 수도 있겠죠.

랍비이자 여러 자기계발서를 써낸 작가 시드니 그린벅Sidney Greenberg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장단점)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솔직성은 잔인성이 될 수 있고 자신감은 횡포가 될 수 있으며, 조심성은 소심성이 될 수도 있다. 반면에 고집은 끈기가 될 수 있고 사치는 관용이 될 수 있다. 실패의 공포는 성공으로 안내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의지력, 유쾌함, 검소함, 큰 키, 인내심, 현명함…. 클라우드를 구성하는 수많은 장점들 너머에서 저는, 어떤 순간을 마주했을 때 여러분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고난을 겪으면서도 의연하게 버텨내고, 친구의 잘못에도 너그럽게 용서하고 넘어가는 그런 장면을요. 장점을 깨닫는다는 것은 결국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마음먹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 아닐까요.

문득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호르헤 보르헤스Jorge Borges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아무리 길고 복잡할지라도, 사실 모든 삶은 단 하나의 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는 순간이다.”
우리 모두가 더 많은 장점을 찾아내고, 스스로를 발견하며, 그것으로 인생을 채워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보미야 |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______한 사람. 프로 백수라 불리곤 하는 프리랜서로, 주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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