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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이야기47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21.11.15
  • 조회수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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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이야기47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번 주 원주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게시판에 띄운 주제에 남겨주신 댓글들로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가영, 김민지, 권수진, 유한솔, 신지선, 원하은, 유리, 아몬드, 준호,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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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취미가 무어냐는 질문만큼 저를 고민에 빠지게 하는 질문은 없습니다. 저는 왜 취미를 이야기하려고 하면 입안에 고구마를 한가득 물고 있는 표정을 하게 되는 걸까요? (저의 고구마 표정과 눈알 굴리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취미가 뭐예요?'하고 물으시면 되겠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취미를 물으면 깊은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취미를 묻는 질문이 이토록 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의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삶의 목적인 것처럼 살아가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취미를 갖는다는 것은 사치, 혹은 남 몰래 하는 나쁜 짓 같은 기분을 들게 하지요. 학생의 본분은 공부하는 것이고 그 외에는 부차적이고 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니까요.

저는 9살 때 아빠와 비디오방에서 빌려 온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계기로 해리포터 시리즈를 책방에서 1주일에 700원에 빌려 보기 시작하면서 생의 첫 취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법 세계를 탐색하는 것은 머글인 저에게 따분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되어주었고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몰입감'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어머니는 제가 공부는 하지 않고 책만 보는 것을 싫어하셨어요. '세상에! 어린이가 스스로 책을 읽는데 어떤 부모가 싫어할 수 있지?' 싶으시겠지만 그때 저는 론 위즐리와 결혼하는 것이 꿈이었을 정도로 해리 포터에 진심인 소녀였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도,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집에 돌아오면서도, 심지어 밤이면 베개 밑에 책을 숨겼다가 손전등을 비추며 책을 읽었고 그러다 잠이 들면 삼총사와 같이 호그와트를 누비는 꿈을 꾸곤 했습니다.

물론 해리 포터를 시작으로 저는 계속해서 글 밥이 많은 책을 제법 많이 읽었습니다. 두꺼운 책을 보면 승부욕 비슷한 것이 불타오르기도 하고요. 전학을 많이 다니면서,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혼자 내던져진 듯이 느껴질 때 책을 읽으면서 외로움을 이겨내고 혼자여도 힘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책은 저에게 위안을 주고 혼자만의 시간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 이후 영화 시리즈의 완결까지 학창 시절을 해리 포터와 함께 컸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저의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면을 채우는 인풋보다 아웃풋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제는 텅 비어버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저는 더 이상 소설을 읽지 않고 있었습니다. 소설이 아닌 책을 읽더라도 억지로 삼켜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죠. 그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즐거운 책 읽기는 옛 추억으로 남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달아주신 댓글을 통해 익숙한 것에 새로운 변화를 주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첫 시도도 아니고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취미지만, 또 예전부터 늘 해오던 일이지만 책을 읽으며 다시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졌습니다.

이런. 아쉽게도 저의 고구마 표정과 눈알 굴리기를 보기가 어려워질 듯합니다. 앞으로 취미를 묻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한결 나아질 것 같거든요. 대신, 눈알을 굴리던 시간에 서로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죠. 여러분이 새롭게 시작하거나 배우고 싶은 취미는 무엇인가요?


날콩이 | 강원도에 살래 온 섬따이 이우다. 자주 보게 마씀~ (강원도에 이주한 섬 아이 입니다. 자주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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