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사진전 '기억의 기록'_ 촉각의 기록_큐레이션3

  • 작성자 다혜의 기록
  • 등록일 2021.09.05
  • 조회수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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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사진전 '기억의 기록'_ 촉각의 기록_큐레이션3 릴레이 사진전 '기억의 기록'_ 촉각의 기록_큐레이션3 릴레이 사진전 '기억의 기록'_ 촉각의 기록_큐레이션3
안녕하세요. 릴레이 사진전에 참여하게 된 이다혜 작가입니다.
어제에 이어 마지막으로 첫 번째 전시인 '촉각의 기록'에 전시된 저의 사진들의 온라인 큐레이션을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사진을 찍으면서 담고 싶었던 촉각은 따끔따끔함인데요.

보통 따끔따끔이란 촉각이라 하면 장미의 가시나
손으로 직접 만졌을 때 느껴지는 촉각들을 떠올리실 거라 생각해요.

저는 제 사진들에 마음의 따끔따끔함을 담고 싶었어요, 그걸 저는 마음의 촉각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 9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렸을 때
딱 느껴지는 마음이 따끔따끔함이었거든요.

9장의 사진은 저의 초등학교 1학년 때의 하루를 시간 순서대로 찍고 배치도 되어있는데요.

그 시절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셔서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놀다가 외할머니 댁에 가서 부모님을 기다리는 일이 잦았어요.

처음에는 할머니께서 학교까지 마중을 오셨는데
어느 날부터 할머니께서 혼자서도 찾아올 수 있게 길을 외우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들은 후부터는 조금 무섭기도 하고 두려웠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도 들었어요.

제 기억으로는 저의 첫 자립심을 경험하고 기른 시기였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 처음 경험한 자립심이 따끔따끔한 마음의 촉각으로 이어졌던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로 돌아가 하루를 보낸 것처럼
찍은 제 사진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첫 번째 사진은 그때 당시 살던 집의 입구 한 부분이에요.
단계 초등학교 후문에서 3분도 안 되는 거리에 살았던 저는 항상 빠르게 학교를 갔던 기억이 나요.
친구들과 노는 게 좋아 학교를 일찍 갔었던 것 같아요.
마침 제가 요새 좋아하는 3가지의 색으로 칠해져 있는 과거 집의 한 부분을 신기한 마음에 담아봤어요.

2. 두 번째 사진은 등굣길에 만난 떠돌이 강아지예요.
어려서부터 강아지를 좋아했고 그건 시골에서 동물들과 함께 지내던 아빠를 닮아서 인 것 같아요.
엄마의 반대로 키우지 못해 아쉬운 마음에 떠돌이 강아지들을 만나면 거침없이 다가갔어요.
그러다가 한 번은 크게 물렸었데 그때 그 상처가 아직 흉터로 남아있어요.
그 사건 이후로 강아지가 무섭기는커녕 여전히 좋더라고요.

3. 세 번째 사진은 후문에 들어가자마자 있는 체육관을 담았어요.
어려서부터 활달하고 몸 쓰는 걸 제일 좋아해서 체육과목을 가장 좋아했거든요.
제가 입학하고 체육관을 짓기 시작해서 저랑 입학 연도가 같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4. 네 번째 사진은 학교 뒤의 사진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뛰어노는 걸 좋아해서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놀다가 땀을 식히기 위에 찾던 장소예요. 그 공간을 무척 좋아했는데요.
그늘이 시원해서 좋아했던 것도 있지만
우거진 나무들이 지붕처럼 감싸주는 게 아늑한 비밀의 장소같이 느껴졌었어요.
다시 가보니 제 기억보다 많이 밝아진 느낌이었는데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학교 뒤 귀여운 색의 벽과 창문을 담아봤습니다.

제가 아까 첫 번째 사진에서도 색을 말씀드리고 좀 전에도 색을 또 한 번 말씀드렸는데요.
저의 9개의 사진들을 보시면 포인트가 색에 맞춰진 게 보이실 거예요.
이건 저의 취향인데요. 사진을 찍을 때면 항상 색 있는 것들이 저의 시선을 이끄는 것 같아요.

5. 다섯 번째 사진은 운동장의 구름사다리의 일부분이에요.
놀이터의 가장 좋아하는 기구는 구름사다리였어요.
구름사다리에서 통닭 포즈로 매달려있거나 친구들과 떨어트리기 놀이,
원숭이처럼 팔로 하나하나씩 전진하며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 시합하는 놀이를 제일 좋아했거든요.
손이 아릴 때까지 놀았던 기억이 나요. 그 특유의 쇠 냄새도요.

6. 여섯 번째 사진은 학교 쪽 문이에요.
정문도 후문도 아닌 저 쪽 문을 통해 나가면 외할머니네 집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 시작돼요.

7. 일곱 번째 사진은 할머니 집 가는 길에 지나치는 수많은 집들 중
제가 현재 좋아하는 3가지 색이 칠해진 집을 우연히 만나 담아봤어요.
저의 첫 번째 사진의 예전 살던 집과 가는 길에 만난 집이 비슷한 조합의 색인 게 신기했어요.

8. 여덟 번째 사진은 할머니 집을 가기 위한 마지막 언덕을 오르기 전의 코너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담았어요.
사진에 보이는 파란 차고지(?) 문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돌면 거의 다 온 거거든요.
어릴 때도 저 파란 문을 보면'이제 쪼금만 가면 돼. 다 왔어!'
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나서 웃음이 났어요.

9. 아홉 번째 사진은 삼호 아파트가 보이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밭인 언덕에서 담아봤어요.
지나온 길 중 가장 풀도 모기도 많던 곳이었는데 여전하더라고요.
‘여기서 모기 많이 물렸었지’생각하며 사진을 찍는데 3방이나 또 물렸습니다.(웃음)

주변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제가 다니던 골목만은 20년 전 그대로인 모습이
누구한테 드는 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근데 금요일에 전시를 보러 와주셨던 분께서 말씀해 주시길
본인도 추억의 장소가 그대로 남아있는 걸 볼 때 같은 마음이 들었는데
전시를 보다 보니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드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말해주셨는데
그 말이 공감되더라고요.

이번 전시를 통해 저의 과거를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제 자신의 마음도 조금 더 들여보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정말 감사했어요.

기억의 기록_촉각 전시는 종료되었지만
다음 주 릴레이로 이어지는 청각 전시 작가님들의 사진 이야기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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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사진전 2021-09-08 09:34:22 (ip: 183.108.*82) Delete
와 세세한 작품 설명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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