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원주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게시판에 띄운 주제에 남겨주신 댓글들로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더나은, 주원,정윤,가영,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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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에 바라는]
최근 몇 년 사이 MBTI가 몹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줄임말인데요. 작가 캐서린 브릭스(Catherine C. Briggs)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마이어스(Isabel B. Myers)가 정신의학자 카를 융(Carl G. Jung)의 성격 유형론에 근거를 두고 개발한 성격 유형 선호 지표입니다. 1940년대에 처음 발표되었다고 하니, 80여 년이 넘게 이어져 온 꽤 유서 깊은 검사 방법인 셈이죠.
MBTI가 인기를 얻은 건 최근 2~3년 사이의 일입니다. 구글 트렌드 등을 통해 확인해 보니 ‘MBTI’의 검색량은 2020년 3월 이후 서서히 증가세가 두드러지더군요. 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외부보다 내부에 집중하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뒤이어 2020년 6월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전파를 탄 이래 MBTI는 폭발적으로 유명세를 얻게 되는데, 지난해 12월 한국리서치에서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MBTI 검사를 해봤으며, 38%가 MBTI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입니다. 특히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대에서 80%, 30대에서 56%에 달해, 젊은 세대에서의 MBTI 인기를 실감할 수 있죠.
물론 MBTI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개발자가 애초에 심리학자가 아니었던 데다, 과학적 방법론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신경성’ 등의 주요 요소가 누락되어 있다거나, 표준편차상 중간 정도의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성격을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양분해버린다는 점도 지적되고요.
어쨌든, 스스로를 더 잘 알고 정의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 갖고 있는 욕구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복잡한 요소들을 간략하게 개념화해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만으로도 MBTI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SNS 등에서는 MBTI를 활용한 수많은 콘텐츠가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읽어보며 해석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퍽 즐겁고, 이를 주제로 다른 사람과 활발히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제법 유쾌하네요.
MBTI에서는 네 가지 척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태도를 판단하는 지표로 에너지의 방향성이 어느 쪽인지(외향-내향)와 판단의 근거를 어디에 두는지(사고-감정)에 따라, 기능을 판단하는 지표로 외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감각-직관)와 삶의 패턴이 어떻게 되는지(판단-인식)에 따라 성격을 분류합니다. 이 네 가지를 조합해 보면 총 16가지 유형이 나올 수 있죠.
문화도시의 MBTI로는 무엇이 어울릴지에 대한 여러분들의 답변은 3개로 모여 있더군요. ENFP, ENFJ, ESFJ입니다. 딱 보면 아시겠지만 흥미롭게도 첫 번째와 세 번째 척도, 즉 ‘태도 지표’ 두 가지가 모두 일치합니다.먼저 에너지의 방향성은 외향(E)이에요. 사교적, 활동적이고 폭넓은 대인관계를 추구하고 외부와의 소통을 중시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판단의 근거는 감정(F)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심적으로 살피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며, 현실적이기보다는 이상적이라는 특성이 있어요.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이러한 E_F_ 유형에 대해 흥이 많고 명랑하며, 집단에서 분위기 메이커 같은 역할을 한다고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MBTI 개발과 활용』이라는 책의 설명에 따르면, E_F_ 유형은 일 처리 스타일로 봤을 때 ‘행동지향적인 협조자’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우호적이고, 상대방의 기쁨을 위해 움직여 일을 해나간다는 거죠.
결국 이 클라우드는, 여러분이 문화도시에 바라는 바가 투영된 것일 겁니다.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조해주는, 이상적이고 활기찬, 그런 도시의 모습이요. 시민들의 기대에 발맞춰 나갈 다정한 문화도시 원주의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의 글을 맺습니다.
+ 추신.
MBTI에 흥미를 느꼈던 분들에게 다른 성격 검사도 추천해 드립니다.
- 신비적이고 상징적인, 에니어그램 (참고: https://enneagram-app.appspot.com/quest/)
- 성격심리학자들에게 검증된, BIG5 (참고: https://together.kakao.com/big-five)
새보미야 |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______한 사람. 프로 백수라 불리곤 하는 프리랜서로, 주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더나은, 주원,정윤,가영,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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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에 바라는]
최근 몇 년 사이 MBTI가 몹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줄임말인데요. 작가 캐서린 브릭스(Catherine C. Briggs)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마이어스(Isabel B. Myers)가 정신의학자 카를 융(Carl G. Jung)의 성격 유형론에 근거를 두고 개발한 성격 유형 선호 지표입니다. 1940년대에 처음 발표되었다고 하니, 80여 년이 넘게 이어져 온 꽤 유서 깊은 검사 방법인 셈이죠.
MBTI가 인기를 얻은 건 최근 2~3년 사이의 일입니다. 구글 트렌드 등을 통해 확인해 보니 ‘MBTI’의 검색량은 2020년 3월 이후 서서히 증가세가 두드러지더군요. 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외부보다 내부에 집중하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뒤이어 2020년 6월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전파를 탄 이래 MBTI는 폭발적으로 유명세를 얻게 되는데, 지난해 12월 한국리서치에서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MBTI 검사를 해봤으며, 38%가 MBTI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입니다. 특히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대에서 80%, 30대에서 56%에 달해, 젊은 세대에서의 MBTI 인기를 실감할 수 있죠.
물론 MBTI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개발자가 애초에 심리학자가 아니었던 데다, 과학적 방법론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신경성’ 등의 주요 요소가 누락되어 있다거나, 표준편차상 중간 정도의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성격을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양분해버린다는 점도 지적되고요.
어쨌든, 스스로를 더 잘 알고 정의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 갖고 있는 욕구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복잡한 요소들을 간략하게 개념화해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만으로도 MBTI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SNS 등에서는 MBTI를 활용한 수많은 콘텐츠가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읽어보며 해석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퍽 즐겁고, 이를 주제로 다른 사람과 활발히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제법 유쾌하네요.
MBTI에서는 네 가지 척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태도를 판단하는 지표로 에너지의 방향성이 어느 쪽인지(외향-내향)와 판단의 근거를 어디에 두는지(사고-감정)에 따라, 기능을 판단하는 지표로 외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감각-직관)와 삶의 패턴이 어떻게 되는지(판단-인식)에 따라 성격을 분류합니다. 이 네 가지를 조합해 보면 총 16가지 유형이 나올 수 있죠.
문화도시의 MBTI로는 무엇이 어울릴지에 대한 여러분들의 답변은 3개로 모여 있더군요. ENFP, ENFJ, ESFJ입니다. 딱 보면 아시겠지만 흥미롭게도 첫 번째와 세 번째 척도, 즉 ‘태도 지표’ 두 가지가 모두 일치합니다.먼저 에너지의 방향성은 외향(E)이에요. 사교적, 활동적이고 폭넓은 대인관계를 추구하고 외부와의 소통을 중시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판단의 근거는 감정(F)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심적으로 살피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며, 현실적이기보다는 이상적이라는 특성이 있어요.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이러한 E_F_ 유형에 대해 흥이 많고 명랑하며, 집단에서 분위기 메이커 같은 역할을 한다고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MBTI 개발과 활용』이라는 책의 설명에 따르면, E_F_ 유형은 일 처리 스타일로 봤을 때 ‘행동지향적인 협조자’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우호적이고, 상대방의 기쁨을 위해 움직여 일을 해나간다는 거죠.
결국 이 클라우드는, 여러분이 문화도시에 바라는 바가 투영된 것일 겁니다.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조해주는, 이상적이고 활기찬, 그런 도시의 모습이요. 시민들의 기대에 발맞춰 나갈 다정한 문화도시 원주의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의 글을 맺습니다.
+ 추신.
MBTI에 흥미를 느꼈던 분들에게 다른 성격 검사도 추천해 드립니다.
- 신비적이고 상징적인, 에니어그램 (참고: https://enneagram-app.appspot.com/quest/)
- 성격심리학자들에게 검증된, BIG5 (참고: https://together.kakao.com/big-five)
새보미야 |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______한 사람. 프로 백수라 불리곤 하는 프리랜서로, 주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