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원주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게시판에 띄운 주제에 남겨주신 댓글들로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가영, 은주, 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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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기술]
책과 영화. 참 다르면서도 닮은 두 미디어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책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은 독자가 펼쳐드는 순간부터 덮는 순간까지 독자의 능동적인 읽기에 완독의 속도와 순서가 달려있다면 영화는 극장 좌석에 앉아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세 시간을 감독이 보여주는 순서에 따라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지켜봐야 하죠. 그런가 하면 이 둘의 가장 큰 공통점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두 매체 모두 무엇이 되었건 독자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책과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이자 차이점은 물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발전하고 필름이 파일로 바뀌었으니까요. 물성의 변화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공간과 방식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면서 또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아직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요즘은 전자책이 어느 정도 상용화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책의 물성이 사라지는 날은 정말 정말 먼 미래에 종이라는 것이 생산되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서 마지못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책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 물성은 책을 읽는 방식과 경험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이렇게 책과 영화가 서로 다르면서 닮아있는 모습처럼 책을 좋아하는 부류와 영화를 좋아하는 부류 또한 서로 다르면서 또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이 두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특성들에 의해 취향을 선택하고는 할 텐데요, 저도 참 많이 생각을 해 보았지만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책을 선택했는데요, 이유는 언제든지 다시 펼쳐볼 수 있고 또 밑줄을 긋고 귀퉁이를 접고 낙서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영화에서는 인상 깊은 장면에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일 수 없어 정말 아쉽거든요! 그리고 영화나 영상 매체는 주로 ‘본다’고 표현하지만 책은 ‘읽는다’고 표현하지요. 보고 읽는다는 말 자체에 큰 차이는 없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보는 것’은 수동적인 느낌이 들고 ‘읽는 것’은 능동적인 느낌이 들곤 합니다.사실 영화나 영상물들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책은 스스로 읽고자 책을 펼치고 문자를 읽고 문해를 해 내는 과정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그 과정 또한 즐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은 영화에도 영화 ‘읽기’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합니다.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로서 ‘읽기’라는 동사로 바꾸어 쓰는 경우가 있지요. 보이는 그 자체로도 즐겁고 재미를 주지만 영상언어와 음악과 미장센을 통해 전달하려는 다양한 메시지를 해석하는 일 또한 영화인들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 바람직한 대화가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역지사지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이지만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지혜이기도 합니다…ㅠㅠ 저는 책을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저의 짝꿍은 영화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짝꿍에게 책의 좋은 점들을 소개하고 전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여러 방법을 고민한 끝에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짝꿍의 마음이 되어보았더니 이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책에 관련된 영화를 함께 보는 것이었어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에 영화만 한 게 있을까요?
짝꿍과 함께 본 영화는 <제인 오스틴 북클럽>¹입니다. 여섯 명의 주인공들이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각 한 편씩 맡아 독서모임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삶 속에서 소설 속 주인공들과 혹은 작가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해 나가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다행히도 짝꿍도 영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함께 하는 책 모임의 도서를 얼른 읽어야겠다고 이야기하는데 너무 뿌듯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영화를 좋아하는 짝꿍의 마음을 좀 더 헤아려보고자 저도 영화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요, 원래 영화에 관한 글, 주로 비평과 리뷰를 종종 읽곤 하는데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영화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정희진의 <혼자서 본 영화>², 이동진의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³, 씨네 21기자 김혜리의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⁴를 재밌게 읽었답니다. 또 영화인들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영화를 몇 작품 소개하자면 미하엘 엔데의 소설 <끝없는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 <네버 엔딩스토리>⁵ (원작도 책을 읽는 소년이 겪는 모험에 대한 책!!) 그리고 독일 문학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도서 <책 읽어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영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⁶또한 추천합니다.
1. 로빈 스위코드, 제인 오스틴 북클럽, (미국, 2007)
2. 정희진, 혼자서 본 영화, (교양인, 2018)
3. 이동진,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위즈덤하우스, 2019)
4. 김혜리,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어크로스, 2017)
5. 볼프강 피터젠, 네버엔딩 스토리, (독일, 1984)
6. 스티븐 달드리,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미국, 독일, 2009)
날콩이 | 강원도에 살래 온 섬따이 이우다. 자주 보게 마씀~ (강원도에 이주한 섬 아이 입니다. 자주 보아요~)
참여해주신 분들: 가영, 은주, 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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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기술]
책과 영화. 참 다르면서도 닮은 두 미디어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책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은 독자가 펼쳐드는 순간부터 덮는 순간까지 독자의 능동적인 읽기에 완독의 속도와 순서가 달려있다면 영화는 극장 좌석에 앉아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세 시간을 감독이 보여주는 순서에 따라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지켜봐야 하죠. 그런가 하면 이 둘의 가장 큰 공통점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두 매체 모두 무엇이 되었건 독자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책과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이자 차이점은 물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발전하고 필름이 파일로 바뀌었으니까요. 물성의 변화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공간과 방식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면서 또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아직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요즘은 전자책이 어느 정도 상용화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책의 물성이 사라지는 날은 정말 정말 먼 미래에 종이라는 것이 생산되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서 마지못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책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 물성은 책을 읽는 방식과 경험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이렇게 책과 영화가 서로 다르면서 닮아있는 모습처럼 책을 좋아하는 부류와 영화를 좋아하는 부류 또한 서로 다르면서 또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이 두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특성들에 의해 취향을 선택하고는 할 텐데요, 저도 참 많이 생각을 해 보았지만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책을 선택했는데요, 이유는 언제든지 다시 펼쳐볼 수 있고 또 밑줄을 긋고 귀퉁이를 접고 낙서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영화에서는 인상 깊은 장면에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일 수 없어 정말 아쉽거든요! 그리고 영화나 영상 매체는 주로 ‘본다’고 표현하지만 책은 ‘읽는다’고 표현하지요. 보고 읽는다는 말 자체에 큰 차이는 없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보는 것’은 수동적인 느낌이 들고 ‘읽는 것’은 능동적인 느낌이 들곤 합니다.사실 영화나 영상물들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책은 스스로 읽고자 책을 펼치고 문자를 읽고 문해를 해 내는 과정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그 과정 또한 즐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은 영화에도 영화 ‘읽기’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합니다.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로서 ‘읽기’라는 동사로 바꾸어 쓰는 경우가 있지요. 보이는 그 자체로도 즐겁고 재미를 주지만 영상언어와 음악과 미장센을 통해 전달하려는 다양한 메시지를 해석하는 일 또한 영화인들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 바람직한 대화가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역지사지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이지만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지혜이기도 합니다…ㅠㅠ 저는 책을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저의 짝꿍은 영화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짝꿍에게 책의 좋은 점들을 소개하고 전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여러 방법을 고민한 끝에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짝꿍의 마음이 되어보았더니 이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책에 관련된 영화를 함께 보는 것이었어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에 영화만 한 게 있을까요?
짝꿍과 함께 본 영화는 <제인 오스틴 북클럽>¹입니다. 여섯 명의 주인공들이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각 한 편씩 맡아 독서모임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삶 속에서 소설 속 주인공들과 혹은 작가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해 나가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다행히도 짝꿍도 영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함께 하는 책 모임의 도서를 얼른 읽어야겠다고 이야기하는데 너무 뿌듯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영화를 좋아하는 짝꿍의 마음을 좀 더 헤아려보고자 저도 영화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요, 원래 영화에 관한 글, 주로 비평과 리뷰를 종종 읽곤 하는데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영화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정희진의 <혼자서 본 영화>², 이동진의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³, 씨네 21기자 김혜리의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⁴를 재밌게 읽었답니다. 또 영화인들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영화를 몇 작품 소개하자면 미하엘 엔데의 소설 <끝없는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 <네버 엔딩스토리>⁵ (원작도 책을 읽는 소년이 겪는 모험에 대한 책!!) 그리고 독일 문학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도서 <책 읽어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영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⁶또한 추천합니다.
1. 로빈 스위코드, 제인 오스틴 북클럽, (미국, 2007)
2. 정희진, 혼자서 본 영화, (교양인, 2018)
3. 이동진,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위즈덤하우스, 2019)
4. 김혜리,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어크로스, 2017)
5. 볼프강 피터젠, 네버엔딩 스토리, (독일, 1984)
6. 스티븐 달드리,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미국, 독일, 2009)
날콩이 | 강원도에 살래 온 섬따이 이우다. 자주 보게 마씀~ (강원도에 이주한 섬 아이 입니다. 자주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