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생각구름']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역병의 시대를 통과하며 올해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문장입니다. [면역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율라 비스가 한 말인데요. 이 말을 인용했던 김승섭 교수의 인터뷰를 읽고는 책상 옆에 붙여 놓고 매일 이 문장을 마주했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환경이라는 건, 지금 겪고 있는 이 어마어마한 인류 공통의 재난 상황에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겁니다. ‘원주시민’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우리 개인들은 길게는 인생의, 짧게는 일상의 많은 것을 내가 사는 이 도시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도시’라는 건 따로 존재하는 어떤 게 아니라 결국 이곳에서 뿌리내리고 삶을 영위하는,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합’이지 않을까요. 식당 가서 만나고, 장 보다가 만나고, 일하다가 만나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만나고, 나쁜 짓 하다가도 만나고요. 그래서 원주라는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는 좋든 싫든 시시콜콜 서로의 환경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시민공유플랫폼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서로의 환경’인 우리가 각자 가진 것들을, 아는 것들을, 또는 부족한 것들을, 모르는 것들을, 함께 나누고 채워가기 위한 광장 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슈 클라우드(Issue Cloud)는 그중에 ‘생각’을 나누고 채우는 광장 안의 부스 같은 것이고요.
매주 하나의 주제를 놓고 각자 떠오르는 생각을 공 던지듯 채우는 거죠. 빨간 공, 파란 공, 얼룩 공, 작은 공, 큰 공, 단순한 공, 복잡한 공•••. 아무튼 그냥 막 던지는 거예요. 그중 누군가는 같은 공을 던지기도 하고 서로 어울리는 색의 공도 던지고, 혹은 아예 달라서 신기한 공도 있고 나는 전혀 생각도 못 해본 공도 있겠죠. 그렇게 서로의 생각과 말이 섞이고 어우러져 하나의 그림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 뭉게뭉게 ‘생각구름’이 완성됩니다. 클라우드가 구름이잖아요. 만지진 못해도 각자 있는 곳에서 함께 만든 구름을 바라봅니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취향도 가치관도 다르겠지만, 통장의 잔고도 사회적 위치도 문화적 자산도 제각각이겠지만, 원주라는 도시에서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공통분모 하나로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이슈는 ‘문화도시 원주’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입니다. 2천여 개의 단어들이 모였고, 그중 추출된 300개의 단어가 돌아갑니다. 어떤 생각들이 보이나요? 이제 첫발을 내딛는 ‘원주롭다’ 플랫폼을 우리가 한 1년쯤 함께 만들어본 후 그때 다시 ‘문화도시 원주’를 이슈로 던진다면, 지금과는 또 어떻게 다른 ‘생각구름’이 만들어질까요? 모르죠. ‘문화도시 원주’는 어쩌면 이제 진짜 시작일 테니까.
글 매버릭 | 로컬 칼럼니스트, 재야의 아키비스트. 그때나 지금이나 거기서나 여기서나, 소속 없이 직책 없이 경계를 넘나드는 깍두기. 사는 만큼 말하고 말한 대로 살기 위해, 쓸데없이 근질거리는 입을 오늘도 꿰매고 싶은 사람.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역병의 시대를 통과하며 올해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문장입니다. [면역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율라 비스가 한 말인데요. 이 말을 인용했던 김승섭 교수의 인터뷰를 읽고는 책상 옆에 붙여 놓고 매일 이 문장을 마주했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환경이라는 건, 지금 겪고 있는 이 어마어마한 인류 공통의 재난 상황에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겁니다. ‘원주시민’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우리 개인들은 길게는 인생의, 짧게는 일상의 많은 것을 내가 사는 이 도시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도시’라는 건 따로 존재하는 어떤 게 아니라 결국 이곳에서 뿌리내리고 삶을 영위하는,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합’이지 않을까요. 식당 가서 만나고, 장 보다가 만나고, 일하다가 만나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만나고, 나쁜 짓 하다가도 만나고요. 그래서 원주라는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는 좋든 싫든 시시콜콜 서로의 환경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시민공유플랫폼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서로의 환경’인 우리가 각자 가진 것들을, 아는 것들을, 또는 부족한 것들을, 모르는 것들을, 함께 나누고 채워가기 위한 광장 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슈 클라우드(Issue Cloud)는 그중에 ‘생각’을 나누고 채우는 광장 안의 부스 같은 것이고요.
매주 하나의 주제를 놓고 각자 떠오르는 생각을 공 던지듯 채우는 거죠. 빨간 공, 파란 공, 얼룩 공, 작은 공, 큰 공, 단순한 공, 복잡한 공•••. 아무튼 그냥 막 던지는 거예요. 그중 누군가는 같은 공을 던지기도 하고 서로 어울리는 색의 공도 던지고, 혹은 아예 달라서 신기한 공도 있고 나는 전혀 생각도 못 해본 공도 있겠죠. 그렇게 서로의 생각과 말이 섞이고 어우러져 하나의 그림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 뭉게뭉게 ‘생각구름’이 완성됩니다. 클라우드가 구름이잖아요. 만지진 못해도 각자 있는 곳에서 함께 만든 구름을 바라봅니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취향도 가치관도 다르겠지만, 통장의 잔고도 사회적 위치도 문화적 자산도 제각각이겠지만, 원주라는 도시에서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공통분모 하나로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이슈는 ‘문화도시 원주’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입니다. 2천여 개의 단어들이 모였고, 그중 추출된 300개의 단어가 돌아갑니다. 어떤 생각들이 보이나요? 이제 첫발을 내딛는 ‘원주롭다’ 플랫폼을 우리가 한 1년쯤 함께 만들어본 후 그때 다시 ‘문화도시 원주’를 이슈로 던진다면, 지금과는 또 어떻게 다른 ‘생각구름’이 만들어질까요? 모르죠. ‘문화도시 원주’는 어쩌면 이제 진짜 시작일 테니까.
글 매버릭 | 로컬 칼럼니스트, 재야의 아키비스트. 그때나 지금이나 거기서나 여기서나, 소속 없이 직책 없이 경계를 넘나드는 깍두기. 사는 만큼 말하고 말한 대로 살기 위해, 쓸데없이 근질거리는 입을 오늘도 꿰매고 싶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