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궁금한 건 사람과 이야기]
작년 6월, 오래 닫혀 있던 캠프롱에 처음 발을 디디던 때가 생각납니다. 내리쬐던 햇볕은 여느 여름과 다를 바 없었지만, 흐르는 땀에도 모두가 마스크로 꽁꽁 얼굴을 가리고 있었죠. 문화도시 사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던 그때, 그 사업들을 기록하는 아카이빙도 시작됐는데요. 하지만 이후 많은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바이러스의 유행에 맞서야 했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적응해야 했죠. 그래도 그 변수를 최대한 쫓아가며 가능한 범위에서 어떻게든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채집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2020 문화도시 원주 인터뷰 모음집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를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공공 영역, 특히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문화 사업을 기록하는 방식은 목적에 따라, 활용에 따라 서로 다를 겁니다. 기획부터 실행, 성과까지 정제된 언어로 꼼꼼하게 기록하는 보고서 형태는 기본적으로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이것만이라면 정작 만들고 채워가는 ‘사람’이 지워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쌓이는 행간의 ‘이야기’는 잘 드러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진짜 궁금한 건 사람이고, 이야기일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과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다’, ‘사업을 위한 사업’ 같은 탄식을 하지 않기 위한 고민이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는 그 고민의 흔적이며, 조금 다른 방식의 보고서입니다.
그렇게 프로젝트의 처음 기획 방향은 문화도시 연간 사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발굴되는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과정’을 기록하는 게 되었습니다. 주로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담아내는 인터뷰를 진행했고, 여기에 프로그램 참여 후기 등을 간추려 더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40명을 포함해 세어 보니 책에 이야기를 담은 사람은 총 74명인데요. 시민기획자, 청년활동가, 그림책작가, 프로젝트 매니저, 청소년 참가자, 대학생 워킹그룹, 협력 파트너 등 다양한 이름과 역할로 문화도시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담긴 이야기들은 어떤 거창한 하나의 주제로 수렴되거나 한 곳을 향해 달려가진 않습니다. 처음엔 어떻게든 구성의 힘을 발휘해 잘 묶어서 좀 더 보기 좋은 목차를 만들어보려고 애도 써보았지만, 결국 그건 무리였습니다. 그만큼 이야기는 다채로웠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선과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문화도시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요.
‘더 많은 현장, 더 다양한 사람, 더 깊은 이야기’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일 년 내내 한 치 앞이 불투명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이만큼 함께한 사람들과 이야기들이 더 가치 있게 다가옵니다. 즐거운 고생이었습니다. 하루빨리 마스크 벗고 좀 더 자유롭게 사람도 잇고 이야기도 담을 수 있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조수정 |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 편집자, Maverick LAB 대표
※ 해당 원고는 2020년 문화도시 원주 아카이브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던 인터뷰 모음집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 는 2020년 한 해 동안 ‘문화도시 원주’와 함께했던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문화도시 원주’를 바라보는 저마다의 시선과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낸 인터뷰 모음집입니다.
2020년 '문화도시 원주' 조성 사업에 대한 내용과 인터뷰 모음집은 아래 랭크를 통해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모음집]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 보러가기
→ [연차보고서] ‘2020 문화도시 연차보고서’ 보러가기
작년 6월, 오래 닫혀 있던 캠프롱에 처음 발을 디디던 때가 생각납니다. 내리쬐던 햇볕은 여느 여름과 다를 바 없었지만, 흐르는 땀에도 모두가 마스크로 꽁꽁 얼굴을 가리고 있었죠. 문화도시 사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던 그때, 그 사업들을 기록하는 아카이빙도 시작됐는데요. 하지만 이후 많은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바이러스의 유행에 맞서야 했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적응해야 했죠. 그래도 그 변수를 최대한 쫓아가며 가능한 범위에서 어떻게든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채집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2020 문화도시 원주 인터뷰 모음집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를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공공 영역, 특히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문화 사업을 기록하는 방식은 목적에 따라, 활용에 따라 서로 다를 겁니다. 기획부터 실행, 성과까지 정제된 언어로 꼼꼼하게 기록하는 보고서 형태는 기본적으로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이것만이라면 정작 만들고 채워가는 ‘사람’이 지워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쌓이는 행간의 ‘이야기’는 잘 드러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진짜 궁금한 건 사람이고, 이야기일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과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다’, ‘사업을 위한 사업’ 같은 탄식을 하지 않기 위한 고민이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는 그 고민의 흔적이며, 조금 다른 방식의 보고서입니다.
그렇게 프로젝트의 처음 기획 방향은 문화도시 연간 사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발굴되는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과정’을 기록하는 게 되었습니다. 주로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담아내는 인터뷰를 진행했고, 여기에 프로그램 참여 후기 등을 간추려 더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40명을 포함해 세어 보니 책에 이야기를 담은 사람은 총 74명인데요. 시민기획자, 청년활동가, 그림책작가, 프로젝트 매니저, 청소년 참가자, 대학생 워킹그룹, 협력 파트너 등 다양한 이름과 역할로 문화도시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담긴 이야기들은 어떤 거창한 하나의 주제로 수렴되거나 한 곳을 향해 달려가진 않습니다. 처음엔 어떻게든 구성의 힘을 발휘해 잘 묶어서 좀 더 보기 좋은 목차를 만들어보려고 애도 써보았지만, 결국 그건 무리였습니다. 그만큼 이야기는 다채로웠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선과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문화도시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요.
‘더 많은 현장, 더 다양한 사람, 더 깊은 이야기’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일 년 내내 한 치 앞이 불투명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이만큼 함께한 사람들과 이야기들이 더 가치 있게 다가옵니다. 즐거운 고생이었습니다. 하루빨리 마스크 벗고 좀 더 자유롭게 사람도 잇고 이야기도 담을 수 있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조수정 |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 편집자, Maverick LAB 대표
※ 해당 원고는 2020년 문화도시 원주 아카이브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던 인터뷰 모음집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 는 2020년 한 해 동안 ‘문화도시 원주’와 함께했던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문화도시 원주’를 바라보는 저마다의 시선과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낸 인터뷰 모음집입니다.
2020년 '문화도시 원주' 조성 사업에 대한 내용과 인터뷰 모음집은 아래 랭크를 통해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모음집] '사람을 잇다, 이야기를 담다' 보러가기
→ [연차보고서] ‘2020 문화도시 연차보고서’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