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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이야기33 '여러분이 가장 관심 있는 올림픽 종목, 재미있게 본 올림픽 경기는 무엇인가요?'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21.08.09
  • 조회수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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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이야기33 '여러분이 가장 관심 있는 올림픽 종목, 재미있게 본 올림픽 경기는 무엇인가요?'
<이번 주 원주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게시판에 띄운 주제에 남겨주신 댓글들로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정윤주, 덕배, 코리아파이팅!!!!!!!!!, 가영, 1일1올림픽, 올림픽에진심, 해후, 김민지, MJ, 선화, 애국자, 유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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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봄(3월 11일), WHO는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여러 나라가 국경을 폐쇄하고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2020년 개최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도 취소 위기를 겪게 됩니다. 곳곳에서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와중에 일부 국가에서 도쿄에 선수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고 여기에 미육상연맹, 수영연맹 등에서 시합을 연기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올림픽이 취소되는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바로 1,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기, 다섯 차례 올림픽이 취소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아니라 전염병으로 인한 취소는 역사상 처음 겪는 일이라고 하네요. 일본과 IOC는 논의 끝에 2020 도쿄 올림픽을 미루되 2021년에 반드시 개최하기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름,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보게 된 것이죠.

도쿄 올림픽의 화두이자 슬로건은 ‘다양성과 조화’ 그리고 ‘지구와 사람을 위해’입니다.

역대 최다 (168명) 성소수자 선수가 출전했고 역사상 최초로 성별 균형(여성 49%)을 이룬 올림픽이 개최되었습니다. 짝짝짝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50:50을 목표로 한다고!) 여성 선수의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서 9개의 혼성 종목이 신설되어 총 18 종목이 되었고요. 젊은 층을 공략한 공식 종목 5개와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가라테, 야구- 소프트볼) 세부종목 2개가 (3X3농구와 BMX 프리스타일) 신설되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국적은 다르지만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나온 선수들이 모인 ‘난민팀’도 국기 대신 오륜기를 달고 출전하여 존재 자체로 난민들에게 희망을 전했습니다.

여기 또 다른 오륜기를 문양을 사용하는 팀이 있었는데요. 바로 대만입니다.
대만은 국가로 인정되지 않아 중화 타이베이 올림픽 준비위원회기를 들고 출전했습니다. 지난 2018년 대만은 국민투표를 통해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타이완이라는 명칭을 사용할지를 국민들에게 묻기도 했지만 ‘국민투표를 독립 시도로 간주하겠다’는 중국에 압박과 ‘타이완 명칭을 쓴다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는 IOC의 통보에 2020 도쿄에서도 타이완, 중화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친환경 올림픽’은 2000 시드니 올림픽부터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도쿄 올림픽 위원회는 기존의 경기장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시상대는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메달은 폐가전으로 사용 후 그대로 버려지는 선수촌 침대를 골판지로 제작하고, 성화 봉송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를 일부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곧 그린 워시(1) 논란이 불거지는데요, 주경기장과 아리아케 경기장 건설에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에서 벌채한 나무를 사용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해당 목재를 벌채한 지역은 전 세계에서 파괴 속도가 2위인 지역이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IOC와의 약속을 어기고 멸종위기종의 서식처 파괴와 열대우림에 영구적 손실을 주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국 BBC에서 보도(2)한 도쿄 노숙인 청소 이슈도 있었습니다. 사실 2020년 한 해 동안 일본의 노숙인 수는 급격하게 증가(3) 했는데요,3 일본의 코로나 대응이 늦어지며 경제활동이 중단되었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거리로 나앉은 사람들은 도시 곳곳에서 노숙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도시 경관을 위해 경기장 근방의 공원 문을 잠가 놓거나 밤늦게까지 환한 조명을 켜 공원에서 잠을 잘 수 없게 했다고 합니다. 올림픽의 슬로건이 ‘다양성과 조화’였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려보면 더욱 아쉬운 대응이었죠.

이러한 논란에 가슴이 아픈 것은 이 문제들이 우리가 겪어온 일들과 닮아있기 때문일 겁니다. 대만의 사례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가슴에는 일장기를 달았던 손기정 선수(4)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 열대우림 남벌 이슈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키장을 위해 잘려나간 강원도 정선군의 가리왕산의 원시림(5)이 연상되고요. 또한 도쿄의 노숙인 청소는 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상계동 강제철거(6)와 닮아있습니다.

이런 이슈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요? 또 우리가 올림픽을 기다리고 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무엇보다 선수들 간 우정과 화합을 통해 하나되는 지구촌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댓글로 나누어 주신 이야기들 안에도 처음엔 무심했지만 시작하면 누구보다 진심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마음,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마음(수고, 응원, 파이팅, 활약, 긴장, 관심, 시청), 새로운 종목을 발견하는 기쁨(다이빙, 스케이트보드, 도마, 사격, 유도, 축구, 서핑, 클라이밍), 무관중 경기라서 엿볼 수 있는 코치와 선수들 간의 대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드라마틱한 역전승의 짜릿함, 뜨거운 감자 한일전 까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장면들이 모여있습니다.

저는 이 키워드를 보는 중에 메달에 관해서는 유일하게 동메달만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시민분들께 메달의 색깔보다 다양한 종목에 대한 응원과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순간에 대한 기억들이 더욱 소중하고 인상 깊었다는 뜻이 아닐까 해석해봅니다. 갑자기 주목받는 어린 선수가 성적에 압박을 느낄까 봐 댓글에 그를 모르는 척하는 댓글이 줄줄 달렸다는 기사(7)를 보기도 했는데요. 메달과 성적보다 선수들의 경기 중 평정심을 배려하는 선플 릴레이가 정말 유쾌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메달에 대한 선수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요, 과거에는 스포츠 국가주의(8)로 인해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인터뷰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주로 했다면 2000년대가 넘어가면서 ‘후회 없이 임했다’ 혹은 ‘최선을 다해서 만족한다’등의 인터뷰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현장에 울리는 함성과 응원은 없었습니다.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부담을 내려놓고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과 그러한 선수들의 당당한 모습을 응원하고 그렇게 일궈낸 성과를 존중하는 시민들이 시합의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를 즐기는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림픽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렇게 다양한 이슈들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미처 살피지 못한 지점을 예리하게 짚어내며 더 나은 다음 올림픽을 상상하고, 시합의 결과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변하는 것은 어쩌면 먼 훗날 국가와 국경, 인종과 민족, 종교와 문화가 서로 다른 우리가 ‘손에 손 잡고’ 함께 할 미래를 위한 연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 실제로는 환경에 피해를 주면서 겉으로 드러나기를 친환경적인 이미지로 포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2) https://www.bbc.com/news/av/world-asia-58016848
(3) https://www.youtube.com/watch?v=ltrelLDVJuE
(4)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2s2630a
(5) https://www.mbn.co.kr/pages/vod/programView.mbn?bcastSeqNo=1095521
(6) http://www.snujn.com/news/2532
(7)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1/07/30/SFYB7PATORGZLO3PVB6ZDLLK5U/
(8) 운동선수들이 국제경기에서 거둔 성과를 국가와 민족의 ‘우월성’과 동일시하는 인식


날콩이 | 강원도에 살래 온 섬따이 이우다. 자주 보게 마씀~ (강원도에 이주한 섬 아이 입니다. 자주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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