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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이야기57 '만약 로또1등에 당첨된다면?'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22.01.24
  • 조회수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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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이야기57 '만약 로또1등에 당첨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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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의 역사]


복권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은 국민학교 시절의 것입니다. 어느 날 꿈에 아기 돼지들이 많이 나왔는데, 아침에 일어나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아빠가 퇴근길에 복권을 사오셨더라고요. 5천 원어치, 당시 짜장면을 두 그릇 사 먹을 수 있는 거금(?)이었습니다만, 애석하게도 모두 꽝이었죠. 이후 지금까지 저의 복권운은 아주 꽝입니다. 아무래도 복권 당첨은 타고난 사주팔자에 달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복권은 돈을 내고 표를 구입, 구입자들 중 추첨하여 당첨된 사람이 상금이나 상품을 얻는 일종의 게임입니다. 복권의 유래는 아주 먼 과거로 올라가는데요. 이집트 파라오 왕조 시대의 유물에서 추첨해 상금을 증정하는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복권의 기원은 적어도 수천 년 전부터였을 겁니다.
문헌상 남아있는 최초의 복권은 기원전 200년경 한나라에서 발행한 ‘키노(keno, 基诺)’라고 합니다. 키노는 천자문 120자 중 10자를 맞혀야 하는 방식이었는데, 수익금은 만리장성 증축 등 국방비에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1900년대 화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키노를 전파했고, 한자가 숫자로 바뀌는 등 변화를 거쳐 이어져 오고 있죠. 우리나라 복권 중에도 여기서 이름을 따와 ‘○○키노’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 있습니다.
기원을 전후로 한 고대 로마에서도 복권은 국가의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발행되었습니다.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복권으로 연회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음식값을 받고, 영수증을 추첨해 상품을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수익금은 도시를 복구하는 데 쓰였다고 합니다. 요즘 개업식 등에서 하는 행운권 추첨과 비슷하죠. 몇십 년 후 네로 황제는 노예나 집, 배 등을 상품으로 걸고 복권을 발행하기도 했고요.
현대적인 복권 형태는 1500년대 초반 이탈리아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합니다. 당시 제노바 공화국에서는 90명의 정치인 중 5명의 상원의원을 선출했는데, 여기서 착안해 숫자 90개 중 5개를 추첨하는 복권이 시작되었죠. 그중 1530년 피렌체 지방에서 공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당첨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추첨식 복권을 최초로 발행했는데, 그 이름이 ‘피렌체 로또(Firenze Lotto)’였습니다. 이때부터 쓰이기 시작한 로또라는 단어는 행운·토지·많은[多] 등의 뜻을 지녔는데, 어원은 할당·보상이라는 뜻을 지닌 고대 프랑스어 ‘lot’이라고 합니다.
유럽 곳곳에서 복권은 점차 인기를 얻었습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1569년 영국 최초의 복권을 발행했는데, 이 수익금은 항구를 재개발하고 해군을 강화하는 데 쓰였습니다. 20년 후 영국 해군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찔렀으니, 어떻게 보면 대영제국의 탄생에 복권도 일조를 한 셈이죠. 이후 복권은 영국이 미국 식민지를 개발하며 도로를 닦고 항만을 건설하는 데에, 하버드 대학교를 비롯해 아이비리그 대학교가 건립하는 데에도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예로부터 복권이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산통계(算筒契)를 꼽을 수 있습니다. 계원의 이름이 적힌 알을 상자에 넣고 추첨해, 당첨자에게 곗돈을 주는 방식이었죠. 계가 언제나 잘 굴러가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서 ‘산통 깨다’라는 말이 비롯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현대적인 의미의 복권은 해방 즈음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1945년 7월 일제가 태평양전쟁 군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승찰(勝札)’이라는 이름의 복권을 발행했으나 곧장 광복이 이뤄지며 무산된 바 있고, 1947년 12월 런던올림픽 참가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올림픽후원권’을 시작으로 매우 활발해졌습다. 이재민 구호 등 재해 대책이나, 박람회 개최 경비 등 산업 부흥을 위해 때마다 다양한 복권이 수시로 발행되었죠. 우리나라 최초의 정기 복권은 1969년 주택복권이었습니다. 복권 덕택에 수해민 주택, 영세민 주택, 국가유공자 주택 등이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복권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일종의 세금이었던 셈이죠. 우리나라에서는 복권 판매액의 50% 가량이 당첨금, 40% 가량이 기금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10%는 복권 사업 운영비고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로또’는 2002년 12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20년이 막 지났네요. 당시 로또 열풍은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불과 석 달만에 판매액이 5천억 원을 넘었을 정도니까요. 학교에서도 로또가 큰 이슈였어요. 친구들과 로또에 당첨되면 뭘 할까 상상하기도 하고, 역사 선생님께 한몫 크게 떼어드리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때의 헛약속들을 모두 지키려면, 저는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변변찮은 금액만 손에 쥐어야 할 겁니다.

사실 복권은 돈을 걸고 내기를 하는 일, 즉 도박입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매우 낮은 가능성을 향해 자발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죠. 그래서 복권 역시 도박처럼 중독적인 증상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나라에서는 복권의 게임당 배팅액과 운영일시 등을 법률로 정하고 있죠. 로또를 판매하는 동행복권 홈페이지에서는 ‘복권과몰입’ 자가진단 테스트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궁금해서 한 번 찾아봤는데, 저는 다행히도 ‘복권당첨으로 일확천금의 충동을 느낀다’ 외에는 해당하는 항목이 없더군요. 댓글을 달아주신 여러분들도 아마 적절하게 복권을 즐기고 계시겠지요? 기대의 소소한 행복을 맘껏 누리고, 언젠가는 클라우드에 쏘아올린 꿈을 실천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새보미야 |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______한 사람. 프로 백수라 불리곤 하는 프리랜서로, 주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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