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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이야기58 '문화도시 원주 브랜드 굿즈를 만든다면?'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22.01.31
  • 조회수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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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이야기58 '문화도시 원주 브랜드 굿즈를 만든다면?'
<이번 주 원주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게시판에 띄운 주제에 남겨주신 댓글들로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굿즈 조하, 콩, 진영, 미니, 강윤하, 주원, 박용현, 신림, 만식,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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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맛집’ 원주를 꿈꾸며]


‘굿즈’는 아직 대중적으로 꽤 낯선 단어입니다. 우리말도 아니고, 사전에 등재되지도 않았죠. 굿즈는 특정 브랜드, 연예인, 콘텐츠 등과 관련돼 출시하는 기획 상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팬덤의 문화가 대중적으로 퍼져 나가며 수용된 신조어죠. 저도 아이돌그룹을 좋아하며 처음 이 단어를 알게 됐어요. 연예면이 아닌 뉴스에서 ‘굿즈’는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언급이 이루어집니다.

굿즈의 어원은 당연하게도 영어 단어 ‘goods(굿즈)’입니다. 그러나 원어에서 goods는 단순히 상품·제품이란 뜻을 가질 뿐이에요. 해외 검색사이트에서 goods를 검색하면 마트에 진열된 상품들의 이미지만 가득하죠. 우리가 사용하는 굿즈와 상통하는 단어로는 ‘merchandise’가 쓰입니다. 줄여서 MD라고 하죠.
상품이란 뜻의 goods가 우리가 아는 의미의 굿즈가 된 건 전적으로 일본의 영향입니다. 일본에서 재플리시(Japlish, 일본식 영어 표현)로 캐릭터 상품, 기념품 따위를 ‘グッズ(굿즈)’라고 불렀거든요.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연예인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굿즈라는 단어는 국내 팬덤 사이에서도 통용되기 시작합니다. 실제 이러한 용례로 굿즈라는 단어가 사용된 기사는 2006년이 최초입니다. ‘최지우가 친필 사인이 담긴 공식 굿즈를 증정했다’는 내용이었죠. 당시만 해도 워낙 낯선 개념이어서 ‘기념품’이라는 추가 설명이 덧붙여질 정도였어요.
20여 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며 굿즈는 대중적인 용어가 됐습니다. 단어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2017년 국립국어원에서는 말다듬기 위원회 회의를 통해 굿즈를 ‘팬 상품’으로 순화하자고 제시하기도 했죠.

아이돌 ‘덕후’였던 자로서, 굿즈의 미덕을 논하기 위하여는 굿즈의 발전사를 훑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굿즈의 발전 최선봉에는 아이돌이 있었거든요.
먼저 초창기의 굿즈는, 기획사가 제공하는 팬 활동 관련 상품이었습니다. ‘콘서트에서 사용할’ 응원봉이나 우비 등이 주류였고 사진이 들어간 공책이나 부채, 열쇠고리 등 ‘팬심(소속감·충성도)을 과시할’ 팬시 상품 정도가 있었죠. 물론 1990년대 후반에도 예외적으로 유명 만화가와 협업해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시도하거나, 멤버 DNA 목걸이 등을 출시한 기획사가 있었으나 이 역시 아이돌과 밀접하게 연관된 영역이었습니다. 팬덤은 높은 충성도로 아이돌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소비자였죠.
2010년대에 접어들며 굿즈는 대확장의 시대를 맞이합니다. 인터넷이 발전하며 생산해낼 수 있는 결과물의 범위가 넓어진 덕분입니다. 텍스트(팬픽)와 이미지(보정·움짤)에 한정되었던 팬덤의 생산품은 일정 이상의 수요자가 있어야 가능한 공산품에도 이르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돌그룹 멤버를 귀여운 캐릭터로 표현한 봉제인형이었죠. 팬심을 만천하에 뽐내고자 하는 경쟁적인 욕망은 자체 생산 굿즈를 끊임없이 발전시켰습니다. 소장 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아이디어·디자인 싸움이 치열해진 겁니다. 팬덤이 만들어낸 ‘비공식’ 굿즈는 결국 실제 기획사에서 받아들여지며 ‘공식’ 굿즈로 재생산되거나, 심지어 뛰어난 완성도로 팬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구매를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팬덤에게 판매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대중을 팬덤으로 유입시키는 굿즈. 이것이 최근 유행하는 ‘굿즈 마케팅’의 시작이었죠.

2010년대 중반 이후 굿즈 마케팅으로 큰 성과를 거둔 브랜드는 제법 많습니다. 바로 떠오르는 곳만 해도 ‘스타벅스’, ‘알라딘’,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있네요. 사람들은 굿즈를 사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책을 사고, 박물관에 방문했죠. 굿즈의 ‘신박한’ 아이디어와 빼어난 디자인, 좋은 품질이 큰 몫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건 꽤 유서 깊은 현상입니다. 부록 때문에 잡지를 구매한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지 않던가요. 그러나 굿즈가 잡지 부록보다 한 걸음 나아간 점이 있다면, 본품과 연관된 일관성, 즉 ‘브랜드’가 확고히 존재한다는 겁니다. 단순히 예쁘고 좋은 상품을 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 브랜드와 닿는 스토리텔링이 이어져야 팬덤을 만들어낼 만한 진정한 ‘굿즈’가 될 수 있는 셈이죠.
이러한 굿즈 마케팅의 정점으로 저는 ‘곰표’를 꼽아보겠습니다. 곰표는 다양한 분야의 업체와 협업하며 굿즈를 만들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곰’의 듬직한 이미지와 ‘제분회사’라는 정체성이 확고하게 깔려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더군요. 몹시 오래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젊은 세대 중 곰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굿즈의 힘이죠.

클라우드를 통해 많은 분이 문화도시 원주의 브랜드 굿즈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대부분이 실용성에 방점이 찍혀 있네요. 보여지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실제로 ‘쓸모있는’ 굿즈가 필요하다는 점에 십분 공감이 됩니다. 나아가 저는 ‘AI 꽁드리’, ‘로고’, ‘친환경’ 등의 낱말에 특히 주목을 하고 싶습니다. 결국 굿즈를 통해 문화도시 원주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의견이니까요. 팬덤이 구축될 수 있는 ‘굿즈맛집’ 문화도시 원주를 꿈꾸며, 올해 출시될 다양한 굿즈들을 기대해 봅니다.

새보미야 |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______한 사람. 프로 백수라 불리곤 하는 프리랜서로, 주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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