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원주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게시판에 띄운 주제에 남겨주신 댓글들로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라일락, 가영, 이주헌, 지영, 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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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
사람의 일상은 어디서 이루어질까요? 약간 난센스 퀴즈 답안 같긴 하지만, 뇌라고 대답해야 할 겁니다. 감각과 생각과 행동은 모두 뇌에서 나오니까요. 우리의 머릿속에는 수백억 개의 뉴런(신경세포)가 있고, 수백조 개의 시냅스가 이들 사이를 연결하며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지금 제 뇌에서도 여러 작용이 이뤄지고 있어요.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눈으로 커서를 따라가고, 귀로 음악을 듣고, 앉은 자세가 불편스러워 몸을 뒤척거리고, 기억을 더듬어 정보를 골라내고, 다음 문장에 쓸 단어를 조합하고, 맞춤법을 점검하고…. 수많은 상호작용을 거치며 한 쪽의 글이 완성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뇌는 동시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요.
뇌는 굉장히 유연한 기관입니다. 학습을 통해 자꾸 변화하니까요. 신경세포가 어떤 신호를 주고받다 보면 이와 관련한 새로운 시냅스가 만들어지고, 같은 신호를 반복하다 보면 그 연결 통로가 점점 견고해진다고 해요. 춤을 많이 춘 사람이 새로운 춤을 금방 익히는 것이 바로 이런 맥락입니다. 반짝반짝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 그 패턴이 각인되는 것. 뇌과학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결국 시냅스에 새겨진 이 ‘기억’에서 온다고 하더군요.
저의 경우,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는 음악을 틀어놓고 장거리 운전을 할 때나, 역시 음악을 틀어놓고 오래 샤워를 할 때, 또는 손바닥만 한 노트에 볼펜으로 마구잡이 의미 없는 낙서를 할 때, 감정이 해소되고 복잡한 마음이 정돈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하더군요. 셋의 공통점은 ‘딴생각’이 너무나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쏟아야 하긴 하지만, 아주 일상적이어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할 수도 있는 그런 일들이죠.
뇌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깨어있는 시간 중 30% 정도를 딴생각을 하며 보낸다고 하더군요. 집중력이 요구되는 독서 중에도 15~20%는 딴생각을 하고, 혼잡하지 않은 고속도로 운전 같은 경우엔 최대 70%나 딴생각에 빠져 있다고요. 어떤 일을 수행하면서 딴생각을 하는 것은, 뇌 속에서 동시에 여러 정보가 오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것들이 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켜켜이 쌓인 기억 사이에서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르는’ 순간이죠. 실제로 유명한 사례를 봐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목욕을 하다 ‘유레카!’를 외쳤고, 갈릴레이는 미사를 보다 성당 천장에서 흔들리고 있는 샹들리에를 보고 ‘진자의 등시성’을 발견했다고 하니까요.
망한 사진 전시회, 반대 손으로의 일상을 돕는 장치, 강아지 옷 정기 구독 서비스, 원주통닭과 맥주 축제…. 클라우드에 모인 아이디어를 보며 여러분이 그것들을 떠올린 순간을 생각해 봅니다. 사진을 망친 경험, 오른손을 다친 경험, 강아지를 기른 경험, 통닭을 먹은 경험, 여러 경험이 어지러이 저장되어 있다가, 톡 하고 솟아난 순간이 분명 있었을 테죠. 어쩌면 딴생각을 하던 중이었을까요?
마무리는 역시 순간 너머에 대해 해야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유명 기업가 카를로스 곤Carlos Ghosn에 대한 글에서 ‘아이디어의 좋고 나쁨이란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배임 혐의로 도피(?)한 유명인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훌륭한 우리 속담도 있죠. 그저 번뜩이는 순간에 그치지 않고 완성되는 그날을 기대하며,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봅니다.
새보미야 |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______한 사람. 프로 백수라 불리곤 하는 프리랜서로, 주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라일락, 가영, 이주헌, 지영, 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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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
사람의 일상은 어디서 이루어질까요? 약간 난센스 퀴즈 답안 같긴 하지만, 뇌라고 대답해야 할 겁니다. 감각과 생각과 행동은 모두 뇌에서 나오니까요. 우리의 머릿속에는 수백억 개의 뉴런(신경세포)가 있고, 수백조 개의 시냅스가 이들 사이를 연결하며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지금 제 뇌에서도 여러 작용이 이뤄지고 있어요.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눈으로 커서를 따라가고, 귀로 음악을 듣고, 앉은 자세가 불편스러워 몸을 뒤척거리고, 기억을 더듬어 정보를 골라내고, 다음 문장에 쓸 단어를 조합하고, 맞춤법을 점검하고…. 수많은 상호작용을 거치며 한 쪽의 글이 완성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뇌는 동시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요.
뇌는 굉장히 유연한 기관입니다. 학습을 통해 자꾸 변화하니까요. 신경세포가 어떤 신호를 주고받다 보면 이와 관련한 새로운 시냅스가 만들어지고, 같은 신호를 반복하다 보면 그 연결 통로가 점점 견고해진다고 해요. 춤을 많이 춘 사람이 새로운 춤을 금방 익히는 것이 바로 이런 맥락입니다. 반짝반짝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 그 패턴이 각인되는 것. 뇌과학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결국 시냅스에 새겨진 이 ‘기억’에서 온다고 하더군요.
저의 경우,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는 음악을 틀어놓고 장거리 운전을 할 때나, 역시 음악을 틀어놓고 오래 샤워를 할 때, 또는 손바닥만 한 노트에 볼펜으로 마구잡이 의미 없는 낙서를 할 때, 감정이 해소되고 복잡한 마음이 정돈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하더군요. 셋의 공통점은 ‘딴생각’이 너무나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쏟아야 하긴 하지만, 아주 일상적이어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할 수도 있는 그런 일들이죠.
뇌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깨어있는 시간 중 30% 정도를 딴생각을 하며 보낸다고 하더군요. 집중력이 요구되는 독서 중에도 15~20%는 딴생각을 하고, 혼잡하지 않은 고속도로 운전 같은 경우엔 최대 70%나 딴생각에 빠져 있다고요. 어떤 일을 수행하면서 딴생각을 하는 것은, 뇌 속에서 동시에 여러 정보가 오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것들이 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켜켜이 쌓인 기억 사이에서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르는’ 순간이죠. 실제로 유명한 사례를 봐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목욕을 하다 ‘유레카!’를 외쳤고, 갈릴레이는 미사를 보다 성당 천장에서 흔들리고 있는 샹들리에를 보고 ‘진자의 등시성’을 발견했다고 하니까요.
망한 사진 전시회, 반대 손으로의 일상을 돕는 장치, 강아지 옷 정기 구독 서비스, 원주통닭과 맥주 축제…. 클라우드에 모인 아이디어를 보며 여러분이 그것들을 떠올린 순간을 생각해 봅니다. 사진을 망친 경험, 오른손을 다친 경험, 강아지를 기른 경험, 통닭을 먹은 경험, 여러 경험이 어지러이 저장되어 있다가, 톡 하고 솟아난 순간이 분명 있었을 테죠. 어쩌면 딴생각을 하던 중이었을까요?
마무리는 역시 순간 너머에 대해 해야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유명 기업가 카를로스 곤Carlos Ghosn에 대한 글에서 ‘아이디어의 좋고 나쁨이란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배임 혐의로 도피(?)한 유명인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훌륭한 우리 속담도 있죠. 그저 번뜩이는 순간에 그치지 않고 완성되는 그날을 기대하며,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봅니다.
새보미야 |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______한 사람. 프로 백수라 불리곤 하는 프리랜서로, 주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