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힙하게 노는 법, 알고 계신가요? 이와 같은 고민을 주제로 지역의 공간을 탐방하고 콘텐츠를 즐기며 원주에서의 조금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보고자 탄생한 프로그램이 바로 '도시하루여행 프로그램 [원주비행]'이었습니다. 원주로 이주한 청년들이 지역의 공간 및 콘텐츠를 경험하고 지역 주민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생활권과 네트워크를 보다 확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많은 준비와 사전 탐방 끝에 기획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보조 프로젝트 매니저로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면서 '원주'라는 공간의 구석구석을 마치 히든 아이템처럼 참여자분들께 꺼내어 보여주는 것과 같은 느낌과 기분에 내내 설레기만 한 순간이었습니다. 더욱이 저 또한 원주에서 태어나고 현재 원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원주민으로서 본 프로그램을 통해 '나의 고향 원주에 이렇게나 몰랐던 장소가 많았구나', '원주가 이렇게나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을 지닌 도시였구나'와 같은 감탄을 하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본래 코로나19로 인해 프로그램 운영 및 참여자 모집에 있어서 많은 신경을 써야 했고, 혹여 어려움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모두가 함께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으로 뜨거운 여름날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은 세부적으로 두 가지 컨셉(테마)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크게 '원도심 투어'와 '힐링 투어'였습니다. 각각 7월 8일(목)과 7월 15일(목), 이틀에 걸쳐 총 20명의 참여자분들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중에는 대학생,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에 다니는 직장인, 원주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분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기 다른 모습, 스토리를 띤 듯 보였으나, '문화' 또는 '예술'이라는 공통의 관심사 아래 내가 사는 이 곳, 원주에서 다른 누군가와 함께 즐기고 공유할 거리를 찾고 싶다는 욕망과 갈증으로 서로 통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나이, 신분, 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함께 모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여행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동안 온전히 함께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인생을 살아가면서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에 만났을 때만 해도 아무런 친분이 없었기에 서로 간의 한 마디 말도 없이 어색함만 감돌았는데, 이 순간을 벗어나 '원주민'이라는 나름의 공동체 속에 점차 발을 들이면서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일 수 있음을 직시했을 때 우리는 끈끈한 유대감 또는 연대감과 같은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주비행]이라는 프로그램의 커다란 취지였던 '지역의 공간을 탐방하고 콘텐츠를 경험하고 즐기며 각자가 몸담고 있는 일상 속에서 벗어나 조금은 특별하고 의미있는 하루를 만들어보자'는 목적을 두 회차 모두 충분히, 또 성공적으로 달성했음은 물론 참여자들간의, 나아가 참여자와 운영진들간의 네트워킹이 향후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지역 주민들간의 네트워킹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더 많은 지역민들과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은 고민이자 과제로 남아있지만 말입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 속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또 내가 살고있는 지역에 녹아들어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부터가 첫 시작일지도 모르며, 여기서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가 형성이 된다면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문화도시 원주'가 지향하는 가치와 목표가 실천되고 널리 퍼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참여자분들께 예상했던 것보다 큰 감사 인사를 전해받고 그 분들이 온전히 프로그램에 폭 빠져 하루를 즐기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 또한 정말 즐겁고 보람차며 감사한 날들이었습니다. 오히려 참여자분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으며, 지역에서 '문화기획'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문화기획'이라는 일은 단지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운영하는 쪽에서가 아니라 그 서비스를 제공받고 누리는 쪽에서 더 많은 보람과 가치를 찾는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으며, 잠시나마 이 일련의 과정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함과 행복감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원주비행]을 통해 접하게 된 소중한 인연들과 지역의 숨어있는 자원들을 잊지 않고 이번 경험을 토대로 향후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발전하여 지역에서 꾸준히 다양한 원주로운 콘텐츠들을 기획하고 발굴하는 작업에 동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원주를 원주롭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