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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1 원주 혁신라운드테이블 [라이프스타일 인 원주: 청년편] 도시하루여행 프로그램 '원주비행' 운영 후기 - 인턴

  • 작성자 윤이슬
  • 등록일 2021.07.21
  • 조회수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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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비행에 대한 소개를 들었을 때 이런 게 정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문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원주비행이란, 문화도시 원주로 이주한 청년들이 지역의 공간 및 콘텐츠를 경험하고, 지역 주민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원주 내에서의 생활권과 네트워크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도시하루여행이라는 컨셉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타지로 오게 된 저의 입장과 일부분 맞물렸습니다. 친구는 다른 지역에 있고, 나는 원주의 공간과 사람을 잘 모르니 학교를 다니는 3년간 원주에 있는 동안 제대로 원주를 경험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보조 스텝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원주비행의 준비가 이미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던 터라 다 된 밥에 정말 숟가락만 얻는 기분으로, 보조 스텝보다 경험을 하는 참여자의 마음으로 원주비행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보조 스텝으로서 조금이나마 사전 미팅을 함께 하고, 스텝으로 참여하기 전에는 몰랐던 다양한 준비를 거처셔 찾아온 원주비행 당일. 첫 원주비행은 ‘원도심투어’를 이름으로, 원주의 예전 도심을 중심으로 아카데미 단관 극장과 미로주방, 미로예술시장이라는 공간을 거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처음 간 장소 아카데미극장이었습니다. 아카데미극장은 원주에 하나 남은 단관 극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입니다. 다른 단관 극장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허물어지듯, 아카데미극장도 사라질 뻔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극장과 극장에 남은 추억, 문화를 보존하는 방향을 원했고, ‘안녕 아카데미’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 모금을 진행했습니다. 아카데미극장 보존 프로젝트는 다행히 성공리에 끝났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아카데미극장의 추억도 소중하지만, 극장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보존한 일 또한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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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추억을 담고 있는 극장은 곧 원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어서 이번 ‘원주비행’이 아니었다면 저 같은 사람들이 수리 전의 아카데미 극장을 보기는 힘들었을 것이었습니다. 아카데미 극장은 원주영상미디어센터의 센터장님이 직접 소개하셨습니다. 세세한 소개에 참여자분들도 이 단관 극장이 원주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담긴 공간이었는지, 이 공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들으며 원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원주와 심적 거리가 좁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후기] 2021 원주 혁신라운드테이블 [라이프스타일 인 원주: 청년편] 도시하루여행 프로그램 '원주비행' 운영 후기 - 인턴

 
  소개를 들은 뒤에는 극장 내에서 단편 영상을 관람한 뒤, 잠깐의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유시간에는 참여자들이 원하는 곳을 자유로이 둘러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참여자분들은 지급받은 아카데미극장 여권에 구역별 스탬프를 찍고 다니거나, 아카데미의 모습을 촬영하거나, 더 자세히 보고 싶던 곳으로 가는 등 적극적으로 아카데미극장을 누볐습니다.

  이렇게 첫 공간 투어가 끝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미로예술시장에 위치한 미로주방이었습니다. 미로예술시장은 원주의 시장으로, 말 그대로 미로 같이 생겨서 붙은 이름입니다. 대형마트가 늘어나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자, 2층 상가에 청년창업자들을 유치하고 개선하여 지금의 미로예술시장이 만들어졌습니다. 미로주방도 그런 상가 중 하나로, 주방을 공유할 수 있는 공유공간입니다. 이곳에 들어설 때부터 네트워킹 프로그램 ‘미로주담’과 같은 프로그램의 포스터가 눈에 띄었는데요, 이런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공유공간의 대표님답게 원주의 많은 시민들과 연계한 일과, 원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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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식사는 지급받은 일정 금액의 원주 상품권을 원주 시장과 지하상가로 가져가 음식을 구해오는 미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이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뽑기로 조를 지어 진행했습니다. 당장 그 순간은 조금 어색했을지라도 조금 더 다른 사람과 친해지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 놀랍게도 참여자분들은 파트너가 정해진 순간부터 어색함 없이 친해지셨습니다. 둘셋 씩 짝지어 시장으로 가 먹음직스러운 시장 음식을 사고, 다같이 모여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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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다음 코스는 참여자들이 직접 선택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휴일이 되면 심심해하거나, 즐길 거리를 찾아 원주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원주 내에서도 콘텐츠를 즐기고, 취미 생활을 만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제로웨이스트샵에서 샴푸바 제작 체험, 두번째는 스테인드글라스샵에서 열쇠고리 제작 체험, 세번째는 카페에서 커피 로스팅 체험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을 통해 인원을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제가 스텝으로 함께 한 프로그램은 스테인드글라스 체험이었습니다. 체험에 앞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뒤, 각자 키링의 도안대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체험을 도와주시는 대표님 두 분의 설명대로 참여자분들이 색유리를 칼로 긋고, 또각또각 부수던 소리가 생생한 듯합니다. 참여자분들 모두 작업할 땐 무음모드라도 된 것처럼 숨죽여 진행하시더니, 완성하고 난 뒤엔 서로의 것을 돌려보며 웃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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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어느 지역이든 친구를 만나고 노는 건 무조건 먹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친구를 만나면 식당, 카페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어느 지역이든 다양한 체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내 주변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더 다양하게 누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혼자라면 가기 어려웠을 곳을 ‘원주비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가게 된 참여자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원주민이 아닌 터라 전혀 모르고 있던 원주의 공간 소개가 즐겁게 다가왔고, 참여자만큼 즐길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참여자가 아닌 스텝으로서 프로그램에 끼어드니 체감하게 되는 것도 많이 달랐습니다. 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준비해도 당일이 되면 부족하고 보충할 것이 새로 눈에 뜨였습니다. 비행을 하는 하루의 시간을 위해 스텝과 대표님이 들이는 시간, 노력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런 점이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힐링투어’에서였습니다. 원주비행 2회차, 힐링하는 것이 목표인 힐링투어는 원주 곳곳에 있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체험을 즐기려 하였습니다. 문제는 지역 시민이 관리하는 곳인지라 길이 크게 닦여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른 스텝분이 노력하였으나 여러 사정이 겹쳐 결국 예정보다 더 걷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쨍쨍한 햇빛을 뚫고 도착한 첫번째 장소는 바로 터득골 북샵이었습니다. 터득골에 위치한 북샵 겸 카페로, 높은 곳에 위치해서 전경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터득골 북샵의 또다른 매력은 바람이 불 때마다 숲속에서 들리는 큰 윈드차임의 소리입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크기와 소리의 윈드차임을 독점 판매 중이고, 큰 윈드차임을 치며 소원을 말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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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를 식혀주는 오미자에이드와 함께 <원주통닭>의 작가, 이새보미야 작가님의 북토크쇼를 함께 했습니다. 원주가 아닌 타지역에 가서도 ‘원주통닭’의 상표가 보이는 까닭, 어째서 원주의 통닭이 유명해졌는지 등등 책 한 권에 담긴 원주와 원주의 문화에 대해 즐거운 이야기 시간을 갖도록 했습니다. 치킨을 좋아하는 저도 원주통닭의 이야기에 흥미롭게 빠져 들었습니다.
 
 
  북토크 후, 터득골 북샵의 근처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내에서도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던 커다란 윈드차임을 보기도 하고, 숲에 있는 소공연장에 머무르기도 하며 각자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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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타고 걷다 두번째로 도착한 장소는 허브정원 푸실이었습니다. 푸실에 근접하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 마지막엔 모두 달리기도 했습니다. 원래는 맛있는 막국수집에 가려 했으나 코로나19가 심해지는 탓에 점심은 강원만찬의 도시락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식사 후엔 대표님의 허브 강연을 잠시 듣고, 직접 티를 블렌딩하는 체험을 했습니다. 바쁜 일정 탓에 늘상 포장된 티, 커피를 마셨던 참여자들은 설명에 따라 자신이 마실 허브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블렌딩부터 포장까지 자신이 만든 티를 식음하며 허브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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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은 힐링투어 참여자 대다수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쌀로술 쌀로초의 12월의 양조장 시음 체험이었습니다. 양조장에 가는 길, 대표님의 트럭 서비스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입성했습니다. 지역 농부였던 대표님이 농한기 기간, 직접 재배한 쌀로 생막거리를 만들게 되었고, 지금은 약 3개의 대표 작품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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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님이 어떻게 생막거리와 생약주를 제조하게 되었는지,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짧은 소개를 들은 뒤 본격적인 시음을 시작했습니다. 두런두런 둘러앉아 생막거리를 주고 받고, 한참 담소를 즐겼습니다. 대표님의 노력이 들어간 덕에 더 맛있었던지 많은 참여자분들께서 생막걸리와 생약주를 대여섯 개씩 구매하셔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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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조장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동안 비는 그치고 먹구름은 사라져서, 돌아가는 길은 해가 쨍하니 날이 밝았습니다. 원주비행이 끝나고 돌아가는 참여자분들의 손에 남은 원주비행 패키지, 원주통닭과 원주라거 세트가 든든해 보여 좋았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도 통맥 세트를 즐기며 ‘오늘 하루 참 좋았다. 다음에 또 가볼까?’ 생각할 수 있는 체험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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