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사진전'기억의 기록'_후각의 기록_큐레이션3

  • 작성자 원기의 기록
  • 등록일 2021.09.18
  • 조회수 100

게시글 추천

이 글이 맘에 드시면 를 눌러주세요.

릴레이사진전'기억의 기록'_후각의 기록_큐레이션3 릴레이사진전'기억의 기록'_후각의 기록_큐레이션3 릴레이사진전'기억의 기록'_후각의 기록_큐레이션3 릴레이사진전'기억의 기록'_후각의 기록_큐레이션3 릴레이사진전'기억의 기록'_후각의 기록_큐레이션3
안녕하세요, 릴레이사진전 기억의 기록 후각의 기억 전시를 통해 여러분을 찾아뵙게 된 김원기 작가입니다. 저는 원주에서의 오래된 후각의 기억을 쫓아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미용실을 사진에 담아보았어요.

1987년부터 존재해온 스타미용실은 어린 시절 저의 안식처이자 놀이터 였어요. 집열쇠를 깜빡 두고오는 날이면 지금은 사라진 15번 버스를 타고 미용실로 향했더랬죠. 미용실에는 언제나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했어요. 자유아파트 옥상의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배가고플때면 제일 좋아했던 모두랑 식당에서 돈까스를 시켜먹기도 하고, 빙그르르 돌아가는 미용의자에 앉아 투니버스를 맘껏보기도 했죠.

그런 저의 소중한 기억들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진득하고 날카롭지만, 그 무엇보다 포근하고 온화한 어머니 손의 파마향을 말이죠.

34년째 빙글빙글 돌아가는 미용실 간판부터, 반가운 손님을 마주할 준비를 하는 어머니의 뒷모습, 서로 뒤엉킨 알록달록 롯드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주황빛 파마약, 먼 거리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의 예약소식을 전해주던 청록색의 전화기, 파마를 마친 후 박박 롯드를 씻기는 어머니의 작고 거친 손까지.

여전히 미용실에 깊게 배인 진득한 파마향을 맡으며 그새 더 듬직해졌다며 덕담을 건네셨던 할머니 손님들과, 자유시장 지하 돈가스를 배불리 먹고 누워 새근새근 낮잠을 자던 소파와, 이제 다 끝나다며 집에 가자던 어머니의 포근한 말투를 떠올립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어머니와 집에 가는 길 보았던 노을 빛깔을 떠올리며 붉은 색감을 포인트로 주었습니다. 따스한 색감의 사진들을 통해, 여러분도 자신만의 불그스름한 향의 기억을 톺아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

저 역시 여러분의 따스한 기억, 진득한 향이 궁금해집니다.

공유서비스

해당 게시글을 공유하시려면 클릭 후 공유 해 주세요.

  • URL 복사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작성자
비밀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