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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도시 프로젝트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엄마나무숲의 36.5도시, ‘밭아쓰기: 엄마의 씨앗’

  • 작성자 36.5도시 프로젝트
  • 등록일 2022.11.18
  • 조회수 305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엄마나무숲의 36.5도시, ‘밭아쓰기: 엄마의 씨앗’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엄마나무숲의 36.5도시, ‘밭아쓰기: 엄마의 씨앗’

엄마나무숲은 시민들에게 엄마의 품처럼 따뜻한 하루를 제공하고자 하는 공간 기반 플랫폼입니다. 야생화 생태학습원인 ‘최고자연’과 함께 지역·환경·문화를 주제로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고 있어요. 사회적기업은 아니지만, 돈보다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즐거움과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에 목적을 두고 있죠.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대외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어요. 생태교육, 원예치료 등 체험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꾸준히 개최했던 꽃창포 축제도 중단된 상황이었죠. 시민들과 함께하는 접점을 좀 만들고 싶어서, 네트워킹에 중점을 두고 있는 36.5도시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 거예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엄마나무숲의 36.5도시, ‘밭아쓰기: 엄마의 씨앗’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일상에서 온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반려동물은 시간과 비용 등의 여건이 충족되어야 키울 수 있잖아요. 자연스럽게 반려식물 문화가 유행처럼 번져나가던 차에,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더더욱 많아지고 있죠. 반려동물은 산책을 시킨다거나 병원에 방문하는 등 필수적으로 대외 활동을 할 기회가 있지만, 식물은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많이 없어요.

그래서 식물을 기르고 싶거나, 기르고 있는 ‘식집사’를 모집해 슬기로운 식물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단순히 기르고 감상하는 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방식으로 식물을 만나고, 쓰임을 만들어 보고, 차후 직접 농사를 지어볼 수 있는 데까지 발전시키고자 했죠.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엄마나무숲의 36.5도시, ‘밭아쓰기: 엄마의 씨앗’

우선 한 달 동안 텃밭을 가꾸고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맛있는 밥상을 차려 먹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봉산동 ‘옆집사람’ 사무실에서는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있는 어머니를 주요 대상으로 신청자를 모집해 허브 페스토와 가스파초를 만들어 봤어요. 상지대학교 인근인 우산동 책방 ‘예술공장 68-9’에서는 혼밥을 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신청자를 모집해 허브 오일과 식초, 레몬 딜버터를 만들었죠.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에는 ‘풀 파티’라고 해서, 포트럭 파티처럼 각자 음식을 가져와 나눠 먹는 자리를 열었고요.

텃밭에는 식용 식물뿐만 아니라 수세미를 심어 기르기도 했어요. 요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천연 수세미를 사용하는 분들도 많은데, 대부분이 베트남 등에서 수입되고 있거든요. 식물을 기르는 활동으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탄소발자국도 줄일 수 있는 거죠. 애초에 식물 자체가 탄소를 흡수하니까, 식물 기르기는 환경을 위한 사소한 실천이 될 수 있죠. 앞으로도 천연 수세미 심기 등은 계속 확장해 나갈 예정이에요.

그리고 식물을 분양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어요. 오리엔테이션 워크숍을 열어 동네의 식물 이야기를 나눈 후 티타임을 가졌고, 텃밭 가꾸기를 진행한 두 공간을 ‘씨앗도서관’으로 삼아 7월과 8월에 각각 닷새 동안 식물 주간을 운영했죠. 씨앗도서관에서 식물을 대출한 참가자들을 ‘밭쓰니’라고 부르는데, 밭쓰니들은 식물과 함께한 생활을 사진 등으로 기록해 반납하고 꽃이 피고 나면 채종해 이웃과 나누었습니다.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엄마나무숲의 36.5도시, ‘밭아쓰기: 엄마의 씨앗’

참가자는 대부분 여성으로,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되고 구성되었어요.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하고 좋았죠. 특히 음식을 먹는 풀 파티는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았고요.

식물을 매개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어떤 구심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봤어요. 사실 기존에 식물 관련 동아리가 존재하기도 하고, 야생화라든지 식물을 오랫동안 취미로 하시는 분들도 꽤 계시거든요. 그분들이 지식과 노하우를 많이 갖고 계신데, 그게 대물림되지 않고 끊어지고 있잖아요. 팬데믹으로 최근 몇 년 동안 활동이 위축되기도 했고요. 어떻게 하면 젊은 친구들, 초보 식집사들이 이 정보를 잘 전달받고 식물도 분양받을 수 있을지, 그 연결점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더욱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아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엄마나무숲의 36.5도시, ‘밭아쓰기: 엄마의 씨앗’

프로젝트 이후 참가자들의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생활패턴이 달라지거나 삶의 방향성이 달라지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것들을 배우고 만들어 가져갔으니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않았을까요? 맛있게 잘 먹었다는 후기는 계속 들었거든요. 또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많은 것이 단절돼 있었는데,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오랜만에 가질 수 있어서 함께하는 시간 자체가 좋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고요.

저도 새삼스레, 혼자가 아니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이렇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내가 다 주도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때가 있잖아요. 오랜만에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혼자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옆에서 함께 발맞춰 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혼자 굴을 파고 들어갔었거든요. 어떻게 이 어려운 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하면서요. 이번에 사람들을 만나며 어떤 방향성도 잡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 좀 더 발전적인 것들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엄마나무숲의 36.5도시, ‘밭아쓰기: 엄마의 씨앗’

지원사업이라는 게 보통 단기적으로 행사가 개최되고 끝나잖아요.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자 하는 분들이 여럿 계셨고, 하반기에 잘 준비를 해서 내년에는 함께 씨앗을 뿌리고 차근차근 해 나갔으면 좋겠다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럴 경우 발생하는 비용이나 준비해야 할 점들을 생각해야 하니까, 프로그램이 마무리된 후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죠. 저도 기대에 부응하는 기획을 좀 더 고민해야할 것 같아요.

조만간 모든 참가자들이 만날 수 있는 하루를 계획하고 있어요. 접근성과 진행의 용이함을 위해 봉산동과 우산동으로 나뉘어 프로그램이 진행되다 보니, 다른 공간에서 참가한 분들은 서로 만나보지 못했잖아요. 모두가 만나 네트워킹하는 자리를 만든다면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을 테고, 동아리 형태로 모임을 구성해 더 긴 호흡으로 가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엄마나무숲이 있는 흥양리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 연계 프로그램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씨앗에 꿈을 담고, 식물에 애정을 가진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엄마나무숲
→최락철 @runaforester

인터뷰 진행 및 글
→ 새보미야 @saebom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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