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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도시 프로젝트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에민슨의 36.5도시, ‘JUEL(주엘)’

  • 작성자 36.5도시 프로젝트
  • 등록일 2022.11.18
  • 조회수 297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에민슨의 36.5도시, ‘JUEL(주엘)’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에민슨의 36.5도시, ‘JUEL(주엘)’

에민슨(emInSen)은 디지털 아트 네트워크 그룹으로, 원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커뮤니티 워크숍의 일환으로 개설돼 지난해와 올해 각각 한 차례씩 운영됐던 ‘프로젝션 매핑 아카데미 워크숍’을 계기로 만들어졌습니다. 프로젝션 매핑은 디지털 아트의 장르 중 하나로, 어떤 대상물의 표면에 그래픽이나 사운드를 투여해서 펼치는 예술 퍼포먼스입니다. 간현 소금산에서 진행하는 나오라쇼를 떠올리시면 돼요. 워크숍을 통해 프로젝션 매핑과 디지털 창작(2D·3D 비주얼, 사운드, 데이터 등)을 공부하고 과정을 마치며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는데, 워크숍이 끝난 후로도 계속 활동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그룹을 만든 거죠. 에민슨이라는 이름은 내면의 감각을 방출한다는, ‘Emissive’, ‘Inner’, ‘Sens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이름이고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에민슨의 36.5도시, ‘JUEL(주엘)’

에민슨의 구성원은 단체채팅방을 기준으로 10명 남짓입니다. 동호회 형식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느슨하게 모임을 갖고 있어요. 주기적으로 디지털 아트에 관한 연구도 하고, 나름대로 워크숍도 계속 진행해 왔죠. 그러다 한번 공통의 목적을 갖고 프로젝트를 해 보는 게 어떤지 제안이 나왔고, 그렇게 공연 ‘JUEL 2022’가 기획되었습니다. JUEL이라는 이름의 뜻은 아직 비밀이에요.

JUEL 2022는 오디오·비주얼 공연과 미디어 아트 전시를 함께 선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퍼포먼스에 아티스트 세 팀, 전시에 구성원들의 수료작 외에 작가 세 명이 참여했고, 다섯 명의 스태프가 운영을 맡았죠. 그중 프로젝션 매핑 아카데미 주 강사였던 Crazy Radio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워크숍 참가자는 아니었지만 공연과 전시에 자주 참여해 친분이 있던 조아해가 프로듀싱을, 디지털 아트 전시와 공연 진행 등은 신다희가 담당해 진행했어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에민슨의 36.5도시, ‘JUEL(주엘)’

JUEL을 시작하며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은 지역에 디지털 아트를 소개한다는 거였어요. 아무래도 일상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예술 장르잖아요. 이 영역을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 꼭 서울에 가지 않더라도 원주에서 이런 기회를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을 했고요. 완벽히 갖춰진 공연을 선보이는 것보다도,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그룹이 있고, 지역의 아티스트가 직접 연구하고 실험한 작업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퍼포먼스와 전시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키네틱 아트를 기획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따라 사람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전시물도 마련됐죠.

예상보다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36.5도시 프로젝트에도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원주에서 네트워크 활동을 지원해 주는 기회가 있으니 꼭 참가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결과 에민슨의 홈페이지를 구성하고 공연을 기록·송출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네트워킹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고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에민슨의 36.5도시, ‘JUEL(주엘)’

에민슨의 구성원은 미술이나 음악 등 예술 계통에 어느 정도 이해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아날로그 작업과 디지털 작업은 조금 다른 영역이거든요. 디지털로의 전환이라는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 되고, 기존의 작업에도 자극을 주는 것 같아요. 또 공연을 준비하면서는 열정적으로 다른 전시와 공연을 보러 서울까지 찾아다니기도 했어요. 바쁘고 정신없는 일정이었지만, 그 자체가 일상에 활력을 주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자체적으로 워크숍을 열어 왔지만, 그걸 실제로 관객에게 선보이는 건 또 다른 일이잖아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의지가 있으면 다 된다는 걸 알았죠. 기쁘게도 준비한 티켓이 매진됐고, 공연도 좋은 분위기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나중에 SNS에서 공연 후기를 열심히 찾아봤는데, “원주에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표현을 보고 너무 기뻤죠. 본격적인 디지털 아트 공연이 생소하다 보니 관객들이 다소 낯설어하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것도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어색하고 잘 모르는 장르의 공연에 선뜻 오기가 쉽지 않잖아요. 새로운 경험을 해 봤다는 자체가 마음의 벽을 낮추고 활력이 되니까, 다른 디지털 아트 작품을 봤을 때 조금 더 익숙하게 여기거나 에민슨의 작품과 비교를 해 볼 수도 있을 거고, 다음에 이런 자리를 또 그려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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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엔 재밌는 게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늘 보던 것만 보고 비슷한 경험만 하면 무뎌지잖아요. 그래서 일상의 범위를 넓히고 새로운 문화를 자꾸 접하는 게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도시의 경관을 바꾼다거나, 큰 조형물을 설치하지 않아도 디지털 아트는 새로운 예술적 체험이 가능하단 말이에요. 보기에도 아름답고 듣기에도 좋지만, 재개발로 사라지는 다박골과 남산지구에서 영감을 받은 ‘추월대(秋月臺)’ 같은 작품 같은 것에선 철학적으로 깊이 있는 질문까지도 갈 수 있고요. 지역의 문화예술은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데, 서로 자극을 주고받는 역동이 계속 생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관객으로 공연을 보고 ‘나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 있잖아요. 지금까지는 1년에 한 번씩 워크숍을 개최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더 자주 워크숍을 열 계획이에요. 아무 제반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 깊이 있게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설하고 싶고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에민슨의 36.5도시, ‘JUEL(주엘)’

Crazy Radio는 프로젝트를 마친 후 캐나다에 다녀오기도 했는데, 퀘백 주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디지털 음악 축제 ‘MUTEK Festival’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MUTEK은 뮤직·사운드·뉴테크놀로지 축제로, JUEL 2022의 모티브이기도 했거든요. 늘 온라인으로만 관람을 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직접 방문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살펴보고, 우리가 했던 공연의 부족한 점들을 어떻게 보완해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죠.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 더 발전된 JUEL을 열 수 있을 거예요.

공연은 끝났지만, 에민슨과 JUEL 2022는 온라인(https://eminsen.art/)에서 언제든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아트에 관심이 생겼다면, 다음 워크숍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에민슨
→최종천·조아해 @eminsen.w

인터뷰 진행 및 글
→ 새보미야 @saebom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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