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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도시 프로젝트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우리여섯의 36.5도시, ‘체체가 간다, 간다, 간다!’

  • 작성자 36.5도시 프로젝트
  • 등록일 2022.11.25
  • 조회수 327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우리여섯의 36.5도시, ‘체체가 간다, 간다, 간다!’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우리여섯의 36.5도시, ‘체체가 간다, 간다, 간다!’

우리여섯은 캘리그래퍼 신은정, 작곡가 이주성, 그림책 작가 차정윤이 모인 팀입니다. 전부터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주성이 몇 권의 그림책을 보며 정윤의 그림을 워낙 좋아하고 있던 터라, 작년부터 은근히 같이 그림책을 만들자고 ‘떡밥’을 던지고 있었죠. 온기가 느껴지는 손글씨로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혁신도시에 캘리그래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SNS 라이브 방송 시청을 계기로 은정과도 교류하게 되어 섭외를 하게 됐고요.

정윤은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행정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언젠가는 그림을 그리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죠. 손을 굳히지 않기 위해 그림을 꾸준히 그릴 필요도 느끼고 있었고요. 은정은 캘리그래피 강의만 계속하던 상황으로, 개인이든 팀이든 어떤 작업을 하는 데에 목말라 있었어요. 그림책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모두에게 반가웠던 셈이죠. 그래서인지 처음 만나자마자 한번 해 보자고 의기투합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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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이 매일 자기 전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흥얼흥얼 불렀던 노래가 모티브가 됐어요. 주성이 직접 작사·작곡을 해 노래가 먼저 만들어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같이 스토리를 논의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내기로 하고,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온 다음에 팀명을 만들었죠. 서로가 각각 여섯 살 차이라는 걸 발견하고 ‘우리여섯’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고요. 그런데 다들 팀원이 여섯 명인 줄 아시더라고요.

우리여섯의 역할은 확실히 분담돼 있어요. 공식적으로 주성이 음악, 은정이 글씨, 정윤이 그림으로 구성돼 있죠. 비공식적으로는 주성이 영업팀장 겸 진행자 겸 리더 겸 ‘집합’시키는 역할을, 은정은 수다와 체체를, 정윤은 북토크 등에서 꿀 먹은 벙어리를 주고 맡고 있답니다. 그리고 우리여섯은 굉장히 민주적이에요. 어떤 의견을 결정할 때 철저히 다수결의 원칙에 따르기 때문에, 세 명 중 두 명만 찬성하면 그대로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나의 의견에 한 사람만 더 설득시키면 되는 거예요. 단체채팅방에서도 읽은 사람 숫자가 2에서 1로 변하기만 하면 그대로 결재가 되는 거죠.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우리여섯의 36.5도시, ‘체체가 간다, 간다, 간다!’

아무튼, 그렇게 〈최고의 하루〉라는 그림책이 완성됐습니다. 원주의 곳곳을 배경으로, 긍정 토끼 체체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에요. QR코드를 넣어 노래도 나오도록 했습니다. 음원은 셋이 함께 녹음한 거예요.

그림책은 자체적으로 돈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림책을 완성하고 나니, 아이들을 위해 만든 책인데 우리끼리만으로는 독자들을 만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어떤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36.5도시 프로젝트를 알게 됐죠. 가장 필요한 게 뭘까 고민을 하다가 어린이집에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인형 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예산의 대부분을 인형 탈을 만드는 데에 사용했어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우리여섯의 36.5도시, ‘체체가 간다, 간다, 간다!’

우리여섯은 36.5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크게 세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5-7세 아동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모집해 ‘체체와 함께하는 나의 최고의 하루 그리기 대회’를 열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노래를 부르고 SNS에 공유할 수 있는 ‘흥얼흥얼 좋아하는 노래 챌린지’를 진행했어요. ‘체체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고요.

참가자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어요. 한 참가자로부터는 “어떻게 이렇게 엄청난 걸 하셨어요?”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죠. 좋아하는 것들을 노래하고 그려본다는 것 자체가 일상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끔 만드는 것 같아요. 거기에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특히 인형 탈이라는 게 놀이공원이나 축제 때나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책에 나오는 체체를 가까이에서 실제로 보고 만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나 봐요. 그리기 대회에서 체체 인형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기억에 남네요. 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였지만, 아이의 행복이 곧 부모와 가족의 행복이잖아요.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부모님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더라고요.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반가워했던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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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챌린지에 참가한 가정 중 두 곳을 선정해 직접 방문하기도 했는데, 그것도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참가해 봤지만, 대부분 대상자를 기관이나 특정 공간으로 끌어들여 운영하는 방식이었잖아요. 개인의 공간으로 찾아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 너무 신선하더군요. 선정된 분도 정말 좋아해 주셨고요. 가정 방문을 마친 후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동네 주민분을 마주치기도 했는데, 그것도 그분의 일상에 소소한 활력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참가자뿐만 아니라, 우리여섯에게도 36.5도시 프로젝트는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직접 만든 그림책으로 머리를 맞대고 기획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설레고 소풍 가는 기분이었어요. 인형 탈을 가장 강력하게 만들자고 주장했던 은정은 직접 체체가 되어 사람들 앞에 나섰는데,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걸 느끼며 에너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특히 은정의 아이가 체체 안에 엄마가 있는지 모른 채 다가와서 안아주고 브이를 했던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죠.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직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정윤은, 행정가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성취했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원주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우리여섯의 36.5도시, ‘체체가 간다, 간다, 간다!’

36.5도시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그 후로도 몇 번의 플리마켓과 북콘서트 등에 참여하며 바쁜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답니다. 5월 5일 그림책이 출간된 후 반년 동안 정말 재미있게 지냈네요. 그 사이 〈최고의 하루〉는 1쇄 200권이 모두 팔려 2쇄를 찍기도 했고요.

협업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우리여섯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굉장한 시너지를 냈던 것 같아요. 여러모로 ‘케미’가 좋은 이 팀이 오랜 시간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차차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죠.


우리여섯
→신은정·이주성·차정윤@we______six

인터뷰 진행 및 글
→ 새보미야 @saebom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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