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클라우드

원주 이야기29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여러분만의 작은 생활 습관이 있나요?'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21.07.12
  • 조회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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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이야기29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여러분만의 작은 생활 습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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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노 임팩트 퍼슨’ 되기]

저희 어머니는 환경운동연합의 회원이었습니다. 덕분에 중학교 무렵 원주환경운동연합에서 진행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었어요. 원주시 쓰레기매립장에 견학을 갔던 경험은 제 인생에 아주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쓰레기 들판이라니! 정말이지 끔찍한 냄새와 풍경이었습니다. 그조차 모자라서 다른 골짜기를 메워야 한다고 했어요. 말로만 듣던 환경 문제를 실제로 마주하고 나니 충격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인색한 어린이였던 저는 더더욱 소비를 지양하는 어른으로 자라나게 됐죠.

대학교 무렵에는 『노 임팩트 맨』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환경운동가인 주인공과 가족이 1년 동안 지구에 임팩트를 주지 않으며 살아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였죠. ‘노 임팩트 맨’ 프로젝트의 실천 내용은 크게 일곱 가지입니다.

1. 일회용품 쓰레기 만들지 않기
2. 탄소를 배출하는 교통 수단 이용하지 않기
3. 로컬푸드 먹기
4. 쓸데없는 소비 하지 않기
5. 전기 사용 줄이기
6. 물을 아끼고, 오염시키지 않기
7. 사회에 환원하기

주인공 가족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일회용품을 쓰지 않습니다. 화장실에선 휴지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 기저귀는 유기농 천으로 바꿉니다. 지역 농산물 장터에서 바구니를 이용해 장을 보고, 버스나 지하철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며, 엘리베이터조차 타지 않아요. TV와 냉장고를 없애고, 끝내는 전기차단기를 내리고 촛불을 켠 채 밤을 보냅니다. 온갖 편리가 넘치는 세상에서, 주인공 가족은 1년 동안 무해하게 살기 위해 고군분투를 해요.

저는 이 영화에 깊이 감명을 받았습니다.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을 보고 같이 울면서도, 돌이켜 보면 환경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없더군요. 그 후 새해 계획을 세울 때마다 ‘노 임팩트 프로젝트’ 꼭지를 적어 넣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제가 처음으로 일했던 곳도 원주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이었죠.

그런데 아무리 봐도 저는 쓰레기를 너무 많이 만들고 있었습니다. 후회와 자책을 되풀이하던 제게 용기(?)를 준 건, 배우 박진희의 인터뷰(https://www.allurekorea.com/2011/08/11/환경-실천가-박진희/)였어요. 그는 환경영화제 홍보대사 등 데뷔 이래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환경운동가이기도 합니다. 인터뷰에서 박진희는 ‘가끔 텀블러를 잊어버리고 집에 두고 온 날엔 일회용 컵에 커피를 마실 때도 있’다며, ‘생활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자신이 지킬 수 있는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내’라고 하더군요. 마음이 다소 편안해졌습니다. 나 혼자 세상을 뒤집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시스템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기보다, ‘지속가능한 걸 행복한 만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일일 겁니다.

그래서 클라우드의 단어들이 고맙고 반가웠습니다. 텀블러, 장바구니, 대중교통 이용, 소등, 코드 뽑기, 음식 남기지 않기, 일회용품 지양, 에어컨 줄이기…. 그중에서도, 아침마다 광고성 메일을 지운다는 댓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삭제되지 않은 스팸 메일로 인해 연간 330억kW의 전기가 소모된다고 해요. 이는 약 1,7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수준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접속하는 각종 데이터들은 커다란 데이터센터에 저장되어 있는데, 24시간 기기가 구동되는 데이터센터에서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말 많은 전기가 사용되거든요. 적절히 지우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아닙니다. 다른 모든 생명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잠시 머물다 갈 뿐이죠. 사소하지만 꾸준한 실천들이 우리의 터전을 지키는 첫걸음일 겁니다.


새보미야 |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______한 사람. 프로 백수라 불리곤 하는 프리랜서로, 주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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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도연 2021-09-07 15:04:08 (ip: 218.144.*247)
어머니가 정말 멋있는분이시네요! 북극의 눈물이라는 영화를 보고서 감명받았지만 실천을 제대로 하지않았어요. 저도 실생활에서 습관처럼 실천할수 있는것들부터 시작해서 함께하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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