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게시물 보러가기 [어린이거나, 어린이였던] 어린이가 아니게 된 지도 벌써 십수 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어린이날이라는 단어엔 가슴이 설레고 맙니다.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빨간 날, 녹음이 짙푸르러진 맑고 청량한 5월의 날씨. 클라우드로 건져 올린 단어들에서도 행복이 느껴집니다.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가까이는 치악체육관에서부터 멀리는 놀이공원이나 동물원까지 놀러도 가고, 재밌는 선물을 받기도 했다고요. 소중한 추억들입니다. 저 역시 치악체육관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는, 어린이날의 가족사진을 몇 장 ..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 원본 게시물 보러가기 [휴식] 나무 그늘 가꾸기 ‘휴식’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퍽 안온한 기분이 듭니다. 저는 봄가을이면 돗자리를 둘러메고 집밖에 나서곤 하거든요. 그리곤 원주천 둔치나 남산공원 같은 곳에 누워 양껏 볕을 쬐며 빈둥거리는 거예요. 종종 책을 읽다가 얼굴에 덮은 채 짧은 단잠에 빠지기도 하고, 괴발개발 낙서를 하기도 하면서요. 맑은 한낮의 햇살을 오롯이 누릴 수 있는 건 프리랜서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물론 마감의 압박에 밤샘 작업이라는 대가가 따르지만요. 휴식. 낱말을 곱씹어봅니다. ㅎ도 ㅅ도 모두 마찰음이어서, 숨..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그때의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 청소년 테이블 ‘전지적 청소년 참견 시점’은 그때의 저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와도 같았습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이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만나야 했었는지 그때 당시의 그녀(저)의 생각과 선택을 응원하고 존중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청소년들과의 첫 만남을 시작했죠. 그들과의 만남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습니다. 그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주로 나누는지, 어떤 것을 보는지, 알 수 없어서 막막했던 심정은 마치 안개가 자욱한 치악산을 등반하는 듯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있었..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문화도시는 왜 진달래관으로 갔을까?] 올해 연말에는 명륜동에 위치한 옛 원주여고 진달래관이 문화도시 거점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된다. 원주여고가 2014년 반곡동으로 떠나고 약 8년이 지난 후에 이 공간은 새로운 역할을 찾게 되었다. 학교 체육관에서 이제는 문화도시의 거점공간이라는 2번째 직업을 가지게 된다. 이런 변화가 일어난 것은 느닷없이 생긴 일이 아니다. 물론 최근에 새로 생기는 주변의 다양한 문화공간들이 ‘뚝딱’ 하고 나타나기는 하지만 진달래관은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2014년 이후 4년의 시간이 비워져 있다가 ..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그림책여행센터 이담 5년의 이야기] 가끔 생각한다. 나는 어쩌다, 무슨 연유로 따뚜공연장(지금은 댄싱공연장)에 발이 묶인 것처럼 이 근방을 오갔을까. 계산해본다. 365일 중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67.5일에 휴일을 제외하고 4년을 곱하면 1,190일이다. 다시 곱하기 8시간을 하면 9,520시간. 가끔 상상해본다. 9,520시간 동안 공연장에 머물며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에서 사람을 맞이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활하는 나의 모습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일정 시간 같은 공간을 왔다 갔다 하는 내 모습이 왠지 ..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진짜 궁금한 건 사람과 이야기] 작년 6월, 오래 닫혀 있던 캠프롱에 처음 발을 디디던 때가 생각납니다. 내리쬐던 햇볕은 여느 여름과 다를 바 없었지만, 흐르는 땀에도 모두가 마스크로 꽁꽁 얼굴을 가리고 있었죠. 문화도시 사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던 그때, 그 사업들을 기록하는 아카이빙도 시작됐는데요. 하지만 이후 많은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바이러스의 유행에 맞서야 했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적응해야 했죠. 그래도 그 변수를 최대한 쫓아가며 가능한 범위에서 어떻게든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채집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는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라는 부제가 달린, 얼마 전 흥미롭게 읽은 책의 제목입니다. 문화연구자와 응용언어학자가 리터러시에 관해 나눈 이야기를 담은 대담집인데요. 사람들이 더 이상 ‘읽지’ 않는다는 한탄과 함께 너도나도 ‘종이책의 종말’을 호들갑스럽게 우려하는 시대에 던지는 자극적인 질문이죠. 과연 유튜브와 책의 한판승부는 어떻게 결론이 날까요? 원주에는 공공도서관이 최근 개관한 미리내도서관을 포함해 4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혹시 등록된 작은도서관은 몇 개인지 아시나요? 주로 시립..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즐거운 것들에 종종 빠지는 일상] 못이 빠지고 냄새가 빠지고 때가 빠지고 내용이 빠지고 기운이 빠지고 모임에 빠지고 밑창이 빠지고 살이 빠지고 샛길로 빠지고 물에 빠지고 절망에 빠지고 사랑에 빠지고 도박에 빠지고 궁지에 빠지고 잠에 빠지고 얼이 빠지고 늙어 빠지고. 어느 동사 못지않게 ‘빠지다’라는 말은 두루 인기가 많습니다. 이번 주엔 그중에 푹, 빠진다는 것에 관해 생각해 봅니다. 뭔가에 맛 들여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내가 요즘 푹 빠진 바로 그것. ‘푹’이 지나치다면 중독의 경지겠고요. 혹은 죄책감이 들거나 남에게 얘기하기..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그 숫자를 처음 정했던 순간] 요즘엔 보통 전화 걸 때 저장 목록에서 이름을 찾아 통화 버튼을 누릅니다. 자주 통화하는 사람이라면 단축 번호를 누르거나 최신 통화 목록을 열곤 하겠죠. 딱히 남이 내 번호를 기억하게 하거나 전화번호로 깊은 인상을 줘야 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이삿짐센터나 배달 업종, 고깃집이라면 2424, 8282, 9292 같은 번호들이 간절했겠지만요. 그냥 평범한 개인들의 전화번호 뒷자리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언제든 맘대로 바꿀 수 있는 쇼핑몰 비밀번호와는 달리 한번 정하면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오래 써야.. 내용 자세히 보기
관리자1[언택트 시대의 관계 맺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의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캐주얼한 모임은 네 명이 넘지 않게 한 테이블이 오손도손 좋다고 생각은 했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세상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언젠가부터 사람을 넓게 자주 만나기보다는 가끔이더라도 밀도 높게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은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 함께 지켜야 할 규칙이 되는 세상을 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비대면, 비접촉 혹은 언택트 같은 말이 이제 일상 용어가 되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바이러스의 유행이 일 년 넘게 이어지면.. 내용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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