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터 실천까지 '전지적 참견 시점'
▲ 청소년이 직접 기획하고 전 과정을 운영하는 청소년의 전지적 참견 시점. 사진은 부론중 학생들이 부론어린이집과 부론초교를 방문해 동화책 읽어주기 활동을 진행한 모습.
문화도시는 지금 현 세대를 위한 것이 아닌 앞으로 원주에서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에 문화도시와 청소년과의 관계는 더욱 필연적이다. 청소년은 지켜야하는 소중한 문화도시의 주체인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2020년 문화도시 첫 해 사업으로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고자 했다. 청소년 스스로 아젠다를 만들고 결과와 상관없이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청소년시기부터 지역에 대해 고민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이 결국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생각으로 청소년테이블을 기획했다.
청소년테이블은 크게 3개의 테이블로 나뉜다. 2020년 시작한 '청소년의 전지적 참견 시점'은 '청소년이 디자인하는 원주'라는 주제로 상지여고 학생들과 함께 진행했다. 청소년들이 내가 살 지역을 디자인해 보며 우리 지역의 미래를 구상해 보는 과정으로 이미 짜여있는 수동적인 청소년 프로그램과 달리 청소년들이 원주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주도적으로 지역을 디자인한다는 점에서 기본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다.
참여 학생들은 수차례에 걸쳐 지역 내 관심사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 문화예술과 환경, 책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해냈다. 지금까지 몰랐던 지역의 문화예술을 접하고자 전시회나 공연 관람을 통해 원주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활동을 경험했으며, 환경보호 캠페인과 자연순환 체험 프로그램, 원주시 환경 정책제안서 등을 완성하기도 했다.
책과 연관된 활동으로는 책 속에서 원주 역사, 인물 찾기를 통해 교과서와 연계할 수 있는 도서를 추천하고 이를 홍보하는 책자 만들기를 진행했다. 기획부터 결과물 도출까지 전 과정은 학생들이 전적으로 기획하고 주도해서 이뤄지면서 참여 학생은 물론, 멘토로 참여한 매니저들도 매우 만족도 높은 활동으로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농촌지역 학생들과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세분화해 진행했는데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로 활동이 중단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부론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의 활동은 농촌지역 청소년의 새로운 관심사를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은 추억의 장소로 부론어린이집과 부론초등학교를 꼽았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다 후배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와 종이 접기를 선택했다. 미로시장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선정하고, 부론의 문화재를 색칠 공부로 배우는 과정을 기획했다.
어린이집 원생들과 초등학교 입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성인 교사와 달리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해주는 동네 언니·오빠들의 수업에 푹 빠져들었다. 졸업생들이 지역 후배들을 위해 직접 나서준 모습에 교사들도 반가움과 고마움을 배로 표현했다. 이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제안할 정도로 부론중 학생들의 활동은 지역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신림중학교 전교생과 함께한 전지적 참견 시점은 본인들의 고장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관심사 찾기 과정으로 신림 대표 명소인 용소막 성당과 신림역, 양조장 등을 둘러본 학생들은 '신림에 살고 있는데 신림에 놀러온 기분이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동네 모습이 신기했다' 등의 소감을 쏟아냈다.
신림중학생들은 전교생들과 다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으로 벽화그리기를 택했다. 벽화 속 그림은 학생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쉼터의 모습을 담기로 했다. 학생들이 말한 쉼터는 학교 옥상으로 향하는 꼭대기층 계단, 복도 끝, 친구의 집 등 소소하고 재밌는 공간들을 선정했다. 학생들의 의견이 담긴 벽화는 밑작업을 거쳐 운동장 계단에 그려질 예정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 참여한 이예원(신림중 3년) 양은 "내가 계획한 일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막막하고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전교생이 함께 무언가를 이룰 수 있어 기뻤다"며 "익숙함에 속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신림면'이라는 작은 곳을 세세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딴짓하는 청소년'은 청소년에게 10만 원을 지급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에게 '쉼'을 주고자 추진한 기획으로 지난해 20명의 청소년을 선정했다. 청소년들은 하루 종일 카페에서 수다 떨기, 친구와 맨몸 운동하기, 의류 리폼하기, 증명사진 찍기 등 단순하지만 소소함을 줄 수 있는 휴식을 원했다. 올해는 참가자를 100명으로 확대하고 지역 청소년문화의집과 청소년수련관이 멘토로 참여해 보다 체계적인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청소년테이블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지난해 '기관협력 테이블'도 추진했다. 원주교육지원청, 문막문화의집, 원주청소년문화의집, 중앙청소년문화의집, 원주시청소년수련관, 원주시창의도시지원센터 6개 기관이 협약을 맺고 청소년 테이블 운영과 관련한 자문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는 등의 활동을 추진한다.
박수희 기자 nmp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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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주투데이(http://www.wonju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7557)
▲ 청소년이 직접 기획하고 전 과정을 운영하는 청소년의 전지적 참견 시점. 사진은 부론중 학생들이 부론어린이집과 부론초교를 방문해 동화책 읽어주기 활동을 진행한 모습.
문화도시는 지금 현 세대를 위한 것이 아닌 앞으로 원주에서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에 문화도시와 청소년과의 관계는 더욱 필연적이다. 청소년은 지켜야하는 소중한 문화도시의 주체인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2020년 문화도시 첫 해 사업으로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고자 했다. 청소년 스스로 아젠다를 만들고 결과와 상관없이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청소년시기부터 지역에 대해 고민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이 결국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생각으로 청소년테이블을 기획했다.
청소년테이블은 크게 3개의 테이블로 나뉜다. 2020년 시작한 '청소년의 전지적 참견 시점'은 '청소년이 디자인하는 원주'라는 주제로 상지여고 학생들과 함께 진행했다. 청소년들이 내가 살 지역을 디자인해 보며 우리 지역의 미래를 구상해 보는 과정으로 이미 짜여있는 수동적인 청소년 프로그램과 달리 청소년들이 원주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주도적으로 지역을 디자인한다는 점에서 기본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다.
참여 학생들은 수차례에 걸쳐 지역 내 관심사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 문화예술과 환경, 책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해냈다. 지금까지 몰랐던 지역의 문화예술을 접하고자 전시회나 공연 관람을 통해 원주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활동을 경험했으며, 환경보호 캠페인과 자연순환 체험 프로그램, 원주시 환경 정책제안서 등을 완성하기도 했다.
책과 연관된 활동으로는 책 속에서 원주 역사, 인물 찾기를 통해 교과서와 연계할 수 있는 도서를 추천하고 이를 홍보하는 책자 만들기를 진행했다. 기획부터 결과물 도출까지 전 과정은 학생들이 전적으로 기획하고 주도해서 이뤄지면서 참여 학생은 물론, 멘토로 참여한 매니저들도 매우 만족도 높은 활동으로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농촌지역 학생들과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세분화해 진행했는데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로 활동이 중단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부론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의 활동은 농촌지역 청소년의 새로운 관심사를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은 추억의 장소로 부론어린이집과 부론초등학교를 꼽았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다 후배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와 종이 접기를 선택했다. 미로시장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선정하고, 부론의 문화재를 색칠 공부로 배우는 과정을 기획했다.
어린이집 원생들과 초등학교 입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성인 교사와 달리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해주는 동네 언니·오빠들의 수업에 푹 빠져들었다. 졸업생들이 지역 후배들을 위해 직접 나서준 모습에 교사들도 반가움과 고마움을 배로 표현했다. 이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제안할 정도로 부론중 학생들의 활동은 지역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신림중학교 전교생과 함께한 전지적 참견 시점은 본인들의 고장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관심사 찾기 과정으로 신림 대표 명소인 용소막 성당과 신림역, 양조장 등을 둘러본 학생들은 '신림에 살고 있는데 신림에 놀러온 기분이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동네 모습이 신기했다' 등의 소감을 쏟아냈다.
신림중학생들은 전교생들과 다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으로 벽화그리기를 택했다. 벽화 속 그림은 학생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쉼터의 모습을 담기로 했다. 학생들이 말한 쉼터는 학교 옥상으로 향하는 꼭대기층 계단, 복도 끝, 친구의 집 등 소소하고 재밌는 공간들을 선정했다. 학생들의 의견이 담긴 벽화는 밑작업을 거쳐 운동장 계단에 그려질 예정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 참여한 이예원(신림중 3년) 양은 "내가 계획한 일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막막하고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전교생이 함께 무언가를 이룰 수 있어 기뻤다"며 "익숙함에 속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신림면'이라는 작은 곳을 세세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딴짓하는 청소년'은 청소년에게 10만 원을 지급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에게 '쉼'을 주고자 추진한 기획으로 지난해 20명의 청소년을 선정했다. 청소년들은 하루 종일 카페에서 수다 떨기, 친구와 맨몸 운동하기, 의류 리폼하기, 증명사진 찍기 등 단순하지만 소소함을 줄 수 있는 휴식을 원했다. 올해는 참가자를 100명으로 확대하고 지역 청소년문화의집과 청소년수련관이 멘토로 참여해 보다 체계적인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청소년테이블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지난해 '기관협력 테이블'도 추진했다. 원주교육지원청, 문막문화의집, 원주청소년문화의집, 중앙청소년문화의집, 원주시청소년수련관, 원주시창의도시지원센터 6개 기관이 협약을 맺고 청소년 테이블 운영과 관련한 자문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는 등의 활동을 추진한다.
박수희 기자 nmp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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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주투데이(http://www.wonju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7557)